낙동강 하굿둑 전경. 정부는 올해 하반기까지 '국가물관리기본계획'을 변경해 4대강 재자연화 등 핵심 국정과제를 반영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출처=기후에너지환경부) |
10여 년간 정쟁의 중심에 있던 4대강의 운명이 다시금 전환점을 맞는다. 정부가 '4대강 재자연화'를 국가 최상위 물 관련 법정 계획에 명문화하며, 강의 자연성 회복을 위한 실행 단계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이하 기후부)는 20일, 올해 하반기까지 '국가물관리기본계획'을 변경해 4대강 재자연화 등 핵심 국정과제를 반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그간 정권 교체에 따라 부침을 겪어온 물 관리 정책이 '자연성 회복'이라는 뚜렷한 이정표를 갖게 될 전망이다.
4대강 정책 15년, '건설'에서 '회복'으로의 긴 여정
지난 2009년 '이명박 정부' 당시 가뭄과 홍수 예방을 목적으로16개의 대형 보가 4대 강에 건설했다. 그러나 완공 직후부터 매년 되풀이되는 '녹조 라떼' 현상과 생태계 파괴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 들어 금강과 영산강 보의 해체 및 개방 결정이 내려지며 재자연화가 급물살을 타는 듯했으나, 뒤이은 윤석열 정부에서 이를 '이념적 결정'으로 규정하고 보 활용을 강조하며 정책이 뒤집혔다.
이번 기후부의 발표는 이러한 정책 혼선을 끝내고, 다시금 '흐르는 강'으로의 복귀를 국가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는 선언으로 풀이된다.
"흐르게 하라" VS "가둬야 산다"… 팽팽한 찬반 평행선
재자연화를 둘러싼 여론은 여전히 극명하게 갈렸다.
찬성 측(환경단체 및 생태 전문가)은 "보는 물의 흐름을 막아 수질을 악화시키는 거대한 장애물"이라며 수문 개방과 해체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한다. 실제 세종보 등의 모니터링 결과, 수문을 개방했을 때 멸종위기종이 돌아오고 모래톱이 살아나는 등 생태계 회복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반면 반대 측(인근 농민 및 지자체)은 "보를 없애면 가뭄 시 농업용수 확보가 불가능해진다"라며 생존권 문제를 제기해왔다. 특히 현재의 농업 환경이 보 건설 이후 상승한 지하수 수위에 맞춰져 있어 보를 해체하면 양수장 가동이 중단되는 등 막대한 경제적 타격이 예상된다는 주장이다.
갈등의 실마리 '취·양수장 개선'… 조정안 담기나
기후부는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실용적 조정안'을 내놓았다. 단순히 보를 허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보를 개방하더라도 물 이용에 차질이 없도록 취·양수장 시설 개선 사업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기후부는 이미 관련 예산을 확보하여 2028년까지 4대강 유역의 취·양수장 101개소를 모두 개량한다는 계획이다. 수위가 낮아져도 낮은 곳에서 물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저수위 취수 설비를 갖춰 농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녹조 계절관리제'를 도입해 녹조가 심한 시기에만 전략적으로 수문을 조절하는 유연한 운영 방식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자연화가 가져올 미래… "강은 스스로 치유한다"
전문가들은 재자연화가 본격화되면 우리 강 유역에 획기적인 환경적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선 정체되었던 물이 흐르기 시작하면서 강 특유의 자정 작용이 회복될 전망이다. 이는 매년 여름마다 반복되던 고질적인 녹조 문제를 근본적으로 완화하는 열쇠가 된다.
생태계의 연결성 회복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보에 막혔던 어도가 열리고 강변 습지가 다시 복원되면서, 단절되었던 강 생태계의 허리 역할이 정상화되고 생물다양성 또한 풍부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기후 위기 시대의 새로운 치수 전략으로서의 가치도 크다. 인위적인 콘크리트 구조물 대신 자연적으로 형성된 하천 만곡부와 모래톱이 홍수의 강력한 에너지를 자연스럽게 분산시키는 완충 지대 역할을 함으로써, 보다 유연하고 안전한 하천 환경을 조성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수립될 로드맵은 단순한 구조물 처리를 넘어, 탄소중립과 생태 복원을 아우르는 물 관리 패러다임의 대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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