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5개구 구청장들이 지난 15일 서구청에서 ‘대전시 구청장협의회 간담회’를 가진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들은 대전·충남 행정통합과 관련해 자치구 권한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대전 서구 제공 |
행정통합이 가시화되면서 통합 대상 광역시 내 자치구의 위상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통합 뒤 시·군·구가 동일한 기초지자체 지위를 갖지만, 예산이나 권한에 있어서는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20일 대전 서구에 따르면 대전시 구청장협의회는 최근 간담회를 통해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과정에서 자치구의 실질적 권한을 보장받기 위한 핵심 과제를 정해 정부와 정치권에 전달하기로 했다. 이들은 핵심 과제로 ‘재정 자주권 확보’와 ‘도시 관리 권한 이양’, ‘조직·인사 자율성 확대’ 등을 꼽고 있다.
대전 서구는 지난해 12월 기준 주민등록 인구가 46만3351명으로, 충남 아산시(35만9378명)보다 10만명 이상 많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 서구 전체 예산은 9968억4800만원으로, 아산시(1조8016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자치구는 직접 징수할 수 있는 세금이 등록면허세와 재산세뿐이지만 시·군은 담배소비세와 주민세, 지방소득세, 재산세, 자동차세 등 5가지 세금을 직접 걷을 수 있어서다.
올해 예산안을 기준으로 보면 세목 차이로 서구의 지방세 수입액은 1271억8300만원에 그치지만, 아산시는 5277억원으로 4000억원 이상 차이를 보이게 된다. 이런 재정 구조는 재정자립도와 자주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2024년 기준 서구의 재정자립도는 15.86%지만, 아산은 33.42%로 2배 이상 높다. 재정자주도도 서구 27.45%, 아산 52.84%로 큰 차이가 난다. 구청장들이 재정 자주권을 먼저 거론하고 있는 배경이다.
시·군과는 다르게 규정되어 있는 사무와 권한 이양도 요구 중이다. 지방자치법 시행령을 보면 토목·주택건설에 관한 사무, 도시재개발사업을 포함한 도시·군계획에 관한 사무 등 크게 14가지가 자치구가 아닌 특별시·광역시 처리 사무로 규정되어 있다. 이에 더해 조직·인사 운영의 자율성을 갖도록 소속 공무원 임용과 조직 설계권 등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전구청장협의회장인 서철모 서구청장은 “통합 이후 각 구청의 자치권이 약화되지 않도록 특별법안에 구체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게 5개 구청장들의 생각”이라며 “통합 논의에서 기초단체 권한이 소외되지 않도록 특별법 제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반영시켜 실질적인 자치분권이 실현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치구 권한 확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논의나 안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 광역 통합에만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기초단체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논의는 뒷전으로 밀려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더불어민주당 ‘충남·대전 통합 및 충청발전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인 박정현 대전시당 위원장은 “(자치구 권한 확대는) 통합 법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큰 틀에서 여지를 만들어 놓는 게 중요하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이양할 권한을 법안에 담을 수 있을지 아니면 향후 선출된 통합 시장이 결정하도록 해야 할지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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