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세게, 여러 번’이 특징인 고강도 틈새 운동의 건강 개선 효과는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하루 1만 보 걷기, 격일 10㎞ 조깅, 주 3~4회 헬스장 출석…
많은 사람이 목표로 삼는 운동량이다. 효과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지속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요즘 주목받는 운동 개념이 바로 ‘고강도 틈새 운동’(exercise snacks·이하 틈새 운동)이다. 이는 보통 1분 안팎의 짧고 강도 높은 운동을 하루 중 여러 차례 나눠서 하는 방식이다. 고강도란 표현에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각자의 체력 수준에서 숨이 찰 정도로 심박수가 올라가는 운동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예를 들어 계단 몇 층을 빠르게 오르거나, 업무 중 잠깐 스쿼트를 하거나, 점심 전후 팔 벌려 뛰기(점핑 잭) 짧게 하는 식이다.
전통적인 운동과 달리 틈새 운동은 시간을 정해 놓고 연속해서 하지 않는다. 업무·통근·식사·TV 시청 같은 일상생활 사이사이에 잠깐 짬이 날 때 수행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생각보다 강력한 틈새 운동 효과
틈새 운동은 생각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다.
영국 이스트런던대학교의 임상 운동생리학자 잭 맥나마라 부교수가 비영리 학술 매체 더 컨버세이션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전 세계 성인의 3분의 1은 충분한 신체활동을 하지 않는다. 이유는 늘 같다. 시간과 의욕이 없다는 것. 틈새 운동은 이 두 장벽을 정면 돌파한다.
짧고 세게, 여러 번’이 특징인 고강도 틈새 운동의 건강 개선 효과는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2019년 한 연구에서는 운동을 거의 하지 않던 젊은 성인들에게 3층 계단(60층계)을 빠르게 오르는 동작을 하루 3회, 주 3일, 한 달 반 동안 하게 했다. 각 운동 사이에는 1~4시간의 휴식을 뒀고, 짧은 준비 운동도 포함했다.
6주 후, 계단 운동을 한 그룹은 대조군보다 심폐 체력이 뚜렷하게 개선됐다. 심폐 체력은 심혈관 질환 위험 및 조기 사망 위험 감소와 밀접하게 연관된 핵심 지표다.
2025년 영국 스포츠의학 저널에 실린 체계적 문헌고찰·메타분석에서는, 그동안 거의 운동을 하지 않던 19~74세 성인들이 짧은 고강도 틈새 운동을 하루 중 여러 차례 분산해 수행하자 심폐 체력이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주된 틈새 운동 방법은 계단 오르기였으며 5분 이하로 하루 최소 2회·주 3회 이상 수행했다.
주목할 점은 참가자의 83%가 최장 3개월 동안 이 습관을 유지했다는 점이다. 짧은 운동이지만 실천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뜻이다.
짧지만 강렬한 틈새 운동은 예상보다 높은 효율성을 보여준다.
2024년 하루 3회 6층 계단(총 126층계) 오르기와 40분 고정식 자전거 타기 운동을 비교한 무작위 대조시험은 의외의 결과로 주목받았다.
계단은 30초 동안 전력을 다해 오르되, 각 운동 사이에 1시간 이상의 휴식을 취하도록 구성했다. 고정식 자전거 타기는 최대 심박수의 60~70% 강도를 유지하도록 했다. 두 운동 모두 주 3회 수행했다.
6주 후 30초 전력 계단 오르기를 하루 세 번 반복한 그룹은 심폐 체력이 대조군(평소 생활 습관 유지 그룹)보다 7%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자전거 그룹은 대조군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짧고 세게, 여러 번’이 특징인 고강도 틈새 운동의 건강 개선 효과는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틈새 운동은 체력 개선뿐만 아니라 수명 연장과도 관련 있다.
운동을 하지 않던 성인 2만 5000명 이상을 분석한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빠른 계단 오르기처럼 하루 3~4분의 강도 높은 활동만으로도 전체 사망 위험이 최대 40% 낮아졌고,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은 거의 50%까지 줄었다.
혈당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 식사 전 짧고 강한 틈새 운동은 식후 혈당 급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사람이나 대사 건강이 걱정되는 이들에게 유익할 수 있다.
가장 효과적인 틈새 운동은?
틈새 운동의 가장 큰 장점은 자유로움이다. 장비도, 장소도, 시간도, 복장도 구애받지 않는다.
다음은 유럽 최고 수준의 임상 운동 전문가로 평가받는 맥나마라 교수가 추천하는 효과적인 틈새 운동 방법이다.
계단 오르기는 가장 많이 연구된 틈새 운동 방법이다.
20~60초 동안 숨이 찰 정도로 빠르게 오르기를 하루 2~3번 반복하면 된다.
빠르게 걷기도 훌륭하다. 단 속도가 중요하다. 대화가 어려울 만큼 빠른 걸음으로 1분 걷기를 하루 몇 차례 반복해야 효과가 난다.
‘짧고 세게, 여러 번’이 특징인 고강도 틈새 운동의 건강 개선 효과는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맨몸 운동도 좋은 선택이다. 스쿼트, 런지, 벽 팔굽혀펴기를 20회 정도 반복한다. 심박수가 올라가고 약간 숨이 차야 제대로 된 강도다.
핵심은 강도와 반복이다. 20초짜리 운동이라도 심박수가 올라가도록 규칙적으로 한다면 체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일상에 틈새 운동을 슬쩍 끼워 넣어 습관화하는 것이다. 출퇴근길 지하철역에서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을 빠르게 오르고, 버스를 타러 가거나 내려서 집으로 올 때 인터벌 걷기(빠르게 걷기와 천천히 걷기를 번갈아 반복)를 한다. 커피를 내리거나 TV를 볼 때도 소파에서 일어나 스쿼트를 몇 차례 해보자. 이런 작은 움직임지 쌓여 몸에 배게 된다.
틈새 운동이 ‘주 150~300분의 중강도 운동 또는 75~150분의 고강도 유산소 운동에 주 2회 이상 근력 운동 추가’라는 잘 알려진 운동 지침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시간이 없어서 운동을 못 하는 바쁜 현대인들에겐 과학이 효과를 입증하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운동으로 인한 건강 개선 효과는 아무것도 안 하던 사람이 무언가를 시작할 때 가장 크게 나타난다.
“Just Do It!”
다 같이 한번 해보자.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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