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한겨레 언론사 이미지

한일 정상 약속 뒤, 일 정부 “조세이탄광 추도회에 정부 인사 파견 검토”

한겨레
원문보기
일본 시민단체 ‘조세이 탄광의 물비상(수몰사고)을 역사에 새기는 모임’(새기는 모임)과 정치권 인사들이 20일 도쿄 참의원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일본 시민단체 ‘조세이 탄광의 물비상(수몰사고)을 역사에 새기는 모임’(새기는 모임)과 정치권 인사들이 20일 도쿄 참의원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일제강점기 일본 조세이탄광에서 희생된 조선인 등의 유해 발굴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유가족을 찾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희생자 추도회에 정부 인사 파견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일본 시민단체 ‘조세이 탄광의 물비상(수몰사고)을 역사에 새기는 모임’(새기는 모임)은 20일 유해발굴 관련 정부 교섭 뒤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 정부 쪽에서 ‘이미 발굴된 희생자 유골과 디엔에이(DNA) 감정을 위한 효율적이고 확실한 방법을 한국 정부와 함께 찾고 있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새기는 모임 쪽에 따르면, 이날 교섭에는 일본 정부 관계 부서인 경찰청과 외무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경찰청 쪽은 이 자리에서 “디엔에이 감정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한·일 정부가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멀지 않은 시기에 감정 작업 착수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기는 모임은 다음달 초 조세이 해저탄광 수몰 현장에 전문 잠수부를 투입해 추가 유해 발굴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일본 정부 쪽은 이때 새로운 유골이 나올 가능성 등을 감안해 디엔에이 감정 일정을 최종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디엔에이 감정이 민간 기관을 통해 이뤄질 것이란 최근 일본 언론 보도와 관련해서는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정부 차원의 작업이 진행될 것이란 생각을 재확인했다.



일본 조세이탄광은 야마구치현 우베시 도코나미 해안가와 바다 밑을 연결한 해저탄광으로 일제강점기이던 1942년 2월3일 바닷물이 새어들어오면서 현장에서 일하던 조선인 136명, 일본인 47명 등 노동자들이 수몰되는 참극이 일어난 곳이다. 새기는 모임이 감춰졌던 현장을 찾아낸 뒤, 지난해 8월 전문잠수사를 동원한 수중 조사 과정에서 탄광 노동자 유골로 추정되는 두개골을 포함한 뼈 4점을 수습해 공개한 바 있다.



이 단체는 한·일 정부 차원의 발굴과 유족 확인을 위한 지원을 끈질기게 요구했고, 결국 지난해부터 일본 정부와 교섭을 진행해 왔다. 그동안 일본 정부 쪽이 미지근한 태도를 보여왔지만, 지난 13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이재명 대통령과 한·일 정상회담 뒤 조세이탄광에서 발굴된 디엔에이(DNA) 감정에 협력을 약속하며 정부 관여가 본격화됐다.



이날 새기는 모임과 일본 정부간 공식 교섭은 한·일 정상회담 이후 처음 열렸다. 특히 일본 정부 쪽은 새기는 모임이 2월 예정하고 있는 희생자 추도 집회에 참가를 검토해 후생노동성을 통해 1∼2일 사이 통보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일본 정부가 조세이탄광 조선인 희생자 등을 추모하는 모임에 정부 관계자 파견을 검토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이날 교섭에서는 현재 북한 지역 출신 조세이탄광 희생자와 유족 관련 논의도 이뤄졌다. 새기는 모임 쪽은 “북한 희생자 유가족의 디엔에이 감정은 희망하는 이들이 있으면 대응을 할 수 있지만, 개별 상황을 고려해 판단한다”는 입장을 냈다. 특히 북한 현지 방문에 대해서도 ‘‘신청이 있는 경우 개별 대응한다’고 밝혀 북한 쪽과 협의가 가능할 경우를 감안해 여지를 열어놨 다. 앞서 새기는 모임은 조세이탄광 희생자 명부를 찾아내 본적이 북한 쪽인 5명 명단을 지난해 2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조선인강제연행피해자 유가족협회에 건넸다.



이노우에 요코 새기는 모임 대표는 이날 “조세이탄광 희생자들과 유가족의 안타까운 마음을 알아가는 과정이 이렇게 연결되고 있는 것 같다”며 “일본 정부가 디엔에이 감정만 책임진다는 게 아니라 (관련된 모든 분야에) 책임을 지고 협조를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한국 정부가 끈질기게, 포기하지 않고 일본 정부와 물밑 협상을 준 게 무엇보다 큰 힘이 됐다”며 “이재명 대통령도 (한·일 정부간 조세이탄광 감정 협력을) 역사 문제에서 작은 한 걸음이지만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새로운 60년을 향한 길을 열어가는 일이라고 평가해준 것 등에 한국 정부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 정부는 최근 새기는 모임의 이런 노력을 평가해 정부 포상 추진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16일 연합뉴스에 “일본 정부는 조세이 탄광에서 희생자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면서 "그래서 (해저) 유골 발견도 일본 시민단체와 함께 한 한국 잠수사분들이셨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서도 이노우에 대표는 “어제(19일) 오후 정부 포상을 받게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이렇게 훌륭한 상을 일본의 역사 문제 관련 단체가 받게 됐다는 점에서 지난 30여 년간 열심히 노력해 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도쿄/글·사진 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겨울밤 밝히는 민주주의 불빛 ▶스토리 보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이민정 이병헌 션 리차드
    이민정 이병헌 션 리차드
  2. 2그린란드 지정학적 갈등
    그린란드 지정학적 갈등
  3. 3아시안컵 한일전 패배
    아시안컵 한일전 패배
  4. 4이재명 가짜뉴스 개탄
    이재명 가짜뉴스 개탄
  5. 5김하성 부상 김도영
    김하성 부상 김도영

한겨레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