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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발로 갈 수 있을때 나가라" 당대회 앞두고 기강잡기 나선 김정은

머니투데이 조성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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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함경남도 용성기계연합기업소에서 열린 '용성기계연합기업소 1단계 개건현대화대상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이곳은 북한에서 '어머니 공장'으로 불리는 산업설비 생산공장이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6.01.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류현주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함경남도 용성기계연합기업소에서 열린 '용성기계연합기업소 1단계 개건현대화대상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이곳은 북한에서 '어머니 공장'으로 불리는 산업설비 생산공장이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6.01.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류현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핵심 군수 시설 룡성기계연합기업소 현지 지도에서 양승호 내각부총리를 해임했다. 이례적인 현지 지도 중 간부 해임은 제9차 당대회를 앞두고 간부들의 기강을 잡기 위한 본보기 차원 '충격 요법'으로 풀이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김 위원장이 전날 '룡성기계연합기업소 1단계 개건(리모델링) 현대화 대상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룡성기계연합기업소는 함흥시에 위치한 북한 최대 규모의 산업 설비 생산 공장이다.

김 위원장은 준공식에서 연설을 통해 부진한 성과를 질타했다. 그는 "용성기계련합기업소 1단계 현대화 과정은 순수 무책임하고 거칠고 무능한 지도일꾼들 때문에 겪지 않아도 될 인위적인 혼란을 겪으면서 어려움과 경제적 손실도 적지 않게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양 부총리를 향한 비판이다. 김 위원장은 "현재 기계공업 담당 부총리는 일을 되는대로 해먹었다"며 "부총리동무는 제 발로 나갈 수 있을 때, 더 늦기 전에 제 발로 나가라"라고 했다. 이 연설과 함께 김 위원장은 양 부총리의 해임 사실을 밝혔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은 "이미 비판되었지만 전 내각총리는 물론이고 룡성기계연합기업소 개건 현대화 사업에 대한 정책적 지도를 태공하고 구경군(꾼) 노릇만 해온 정책지도 부문의 책임간부들도 마땅히 가책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신문은 '전 내각총리'가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김덕훈 전 내각총리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 전 총리는 지난해 12월 제8기 13차 당 전원회의 이후 공개 활동이 포착되지 않고 있어, 고강도 문책을 받았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 위원장의 강한 질책과 현장에서 이뤄진 양 부총리의 해임 등은 올해 초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제9차 당대회를 앞두고 경각심을 높이고 간부들의 기강을 다잡으려는 의도를 내포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민들이 볼 수 있는 노동신문을 통해 연설 전문과 해임 사실을 전한 점도 이번 사태를 본보기로 삼으려는 포석이란 해석이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김 위원장의 연설에 대해 "성과선전과 함께 이례적으로 사업 지연 등에 대해 간부를 질타하고 고강도의 인사조치를 단행했다"며 "9차 당대회를 앞두고 경각심 부각, 기강 다잡기를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석좌교수도 "최고지도자가 현장에서 즉석에서 간부를 해임한다는 것은 일종의 충격요법"이라며 "이번 해임을 통해 간부들에게 긴장감을 주면서 9차 당대회에서 인사 물갈이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제9차 당대회를 앞두고 새로운 경제 발전 계획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서 추진 중이던 군수·기계 분야에서 원했던 수준의 단계에 이르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족스러움을 이번 기회를 통해 표출한 것으로도 분석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현지지도를 나가기 전 당에서 집중 조사를 거쳤을 것이고, 문제점을 발견해서 보고했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에게 (이번 사태는) 하나의 표적이 된 것으로, 작심하고 공장으로 내려왔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 교수는 "김덕훈에 이어 같은 대안기계공업소 지배인 출신인 양 부총리까지 해임된 것은 제9차 당대회를 앞둔 새 내각 구성의 신호탄"이라며 "차기 내각은 기술 관료보다 혁명성이 강조된 인물 중심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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