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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화폰 삭제해 증거인멸' 혐의 박종준 전 경호처장 "고의 없었다"

머니투데이 송민경(변호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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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사진=뉴시스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사진=뉴시스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과 통화한 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등의 비화폰 정보를 삭제한 혐의로 추가 기소된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 측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류경진)는 20일 증거인멸 혐의로 기소된 박 전 처장의 1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공판에 앞서 피고인과 검찰 양측의 입장을 확인하고 향후 심리 계획 등을 정리하는 절차를 말한다. 피고인의 출석 의무는 없지만 박 전 처장은 이날 법정에 직접 나왔다.

박 전 처장의 변호인은 재판에서 "증거인멸 고의를 (재판 과정에서) 다투고자 한다"며 "홍 전 차장의 비화폰을 로그아웃하면 윤 전 대통령과의 비화폰 통화 내역 등이 삭제된다는 인식이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계정을 삭제한 행위 등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한다며 그렇게 한 이유로 이를 통상적인 보안 조치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박 전 처장의 사건에 대해 2차 공판준비기일을 오는 29일에 속행하기로 했다. 같은 날 재판부는 조 전 원장 사건의 2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하기로 했다.


또 재판부는 조 전 원장의 직무유기 등 혐의 사건과 박 전 처장의 사건을 병합해 심리할지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지난해 12월 9일 박 전 처장을 증거인멸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박 전 처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홍 전 차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등의 비화폰 정보가 계엄 이후인 지난 2024년 12월6일 원격 삭제된 상황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박 전 처장은 12월6일 오후 4시43분께 조 전 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홍 전 차장의 비화폰 화면이 국회를 통해 일부 공개된 것을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비화폰 회수가 가능하냐고 물었다.


홍 전 차장은 조 전 원장의 요구를 받고 국정원에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였다. 면직 처리가 완료되면 홍 전 차장의 비화폰 역시 국정원 보안담당처에 반납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조 전 원장은 박 전 처장에게 "홍장원이 소재 파악이 안 되고 연락 두절"이라며 "비화폰을 회수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박 전 처장은 "(비화폰 분실에 따른) 보안 사고에 해당하니 로그아웃 조치하겠다"며 "통화 기록이 노출되지 않도록 비화폰을 삭제해야 한다"고 했고 이에 조 전 원장은 "그렇게 조치하면 되겠다"고 답했다.

이후 홍 전 차장의 비화폰은 원격 로그아웃 처리됐다. 이에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 기록을 비롯한 전자 정보들은 삭제됐다. 통상의 절차대로 회수됐다면 보존될 수 있었던 전자 정보들이 임의로 폐기된 것이다. 이에 특검은 관련 행위에 형법상 증거인멸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기소했다.

송민경 (변호사)기자 mksong@mt.co.kr 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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