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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건강 위한 어른의 ‘20% 합의’ [취재진담]

쿠키뉴스 이찬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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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시대라는데, 있는 아이들을 지키는 일도 어려워요.”

소아과 진료를 받기 위한 오픈런이 이어지고 있다. 미취학 아동을 둔 부모들에게 예약 애플리케이션과 지역 맘카페를 통해 추천병원을 살피는 일은 필수가 됐다.

아이가 밤중에 열이 나거나 경기를 일으킬 때, 또 복통을 호소할 때 부모들은 아이를 데리고 급히 응급실을 찾는다. 그러나 대형병원 응급실은 소아과 전문의가 없다는 이유로 진료를 거부하기가 일쑤다. 결국 부모들은 지역에 한 곳뿐인 달빛어린이병원을 찾아 차로 먼 길을 달린다. 이런 경험을 담은 이야기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끊이지 않는다.

부산, 전주 등 지자체는 달빛어린이병원에 이어 새벽별어린이병원을 운영하는 등 소아청소년의 의료 접근성 향상을 위해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의사 부족’이라는 문제의 바탕은 여전히 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도 대형병원의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 충원율이 20%대에 그쳤다.

건강을 지켜주고 싶은 부모들의 고민은 자녀가 초등학교를 지나 중학교, 고등학교에 진학해도 끝나지 않는다. 청소년들이 SNS로 알게 된 또래와 수면유도제 등을 복용해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례는 또 하나의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며 우려를 키우고 있다. 청소년의 의약품 과다 복용을 막고자 지역 약사들이 일반의약품 1회 판매 수량을 제한하며 자율적 대응에 나섰지만, 여러 약국을 돌며 약을 사 모으는 행태까지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어린 자녀는 치료할 병원을 찾기 어렵고, 청소년기에 접어들면 허술한 제도 앞에 노출된다. 아이들을 지키려면 어른들이 행동해야 한다. 소아과 진료가 늘어나길 바란다면 청진기를 내려놓은 소아과 의사들이 현장으로 돌아올 실질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약물 오남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의약품 구매 절차를 더 엄격하게 가져가야 한다.

하지만 어른들은 서로 편을 나누고 다투느라 해결방안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소아 진료 안정화를 위한 사법 리스크 완화나 의사 정원 확대가 안건으로 오르면 관련 단체들은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협상 테이블을 떠난다. ‘아이를 위한다’는 명분을 갖고 이뤄지는 편의점 안전상비약의 품목 범위 논의는 접근성을 높이자는 주장과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 사이에서 간극을 좁히기 힘들다.

이를 두고 경기도의 한 소아과 의사는 “우리 인생에서 100%란 게 없다는 걸 알면서도 협의할 땐 늘 100%를 두고 다툰다”라고 했다. 당장 100%를 만족하지 않더라도 오늘 20%, 내일은 30% 합의해 나간다면 언젠가는 크게 진전된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아이의 건강을 둘러싼 문제 요인을 하나씩 지워가려면 먼저 어른들의 ‘20% 합의’가 필요하다. 아이를 지키는 이는 곁에 있는 어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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