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 시각) 이란 국영 IRIB방송이 해킹 공격을 받아 망명 중인 전 왕세자 레자 팔레비가 등장하는 영상이 송출됐다./프랑스24 |
이란 국영 방송이 해킹 공격을 당해 “국민에게 총을 겨누지 말라” 등 메시지와 함께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영상이 송출되는 일이 벌어졌다.
19일(현지 시각) AP통신,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전날 밤 이란 국영 IRIB방송의 여러 채널이 해킹 공격을 받아 정규 방송이 중단됐다. 누가 해킹을 했는지, 어떤 경위로 해킹이 됐는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확산한 당시 영상에는 레자 팔레비 왕세자의 모습이 두 차례 나온다. 그는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축출된 이란 국왕의 아들로 현재 해외에 망명 중이다. 영상 속 레자 팔레비는 국가 공무원과 군·치안 조직 구성원들에게 “당신들은 생명을 지킬 의무가 있다”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가능한 한 빨리 국민과 함께하라” 등 말을 했다.
또 그래픽을 통해 메시지가 송출되기도 했다. 영상에는 “국민에게 총을 겨누지 말라. 이란의 자유를 위해 국민과 함께하라”, “미국은 당신과 함께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슬람 정권과 싸우는 이란 국민과 함께하겠다고 반복 약속했다” 등 자막이 나왔다.
이란 파르스 통신은 국영 방송사의 성명을 인용해 “일부 지역에서 원인 불명의 이유로 방송 신호가 일시적으로 끊겼다”고 보도했다. 다만 방송 내용에 대해서는 전하지 않았다.
팔레비 왕세자실은 이에 대해 알고 있다면서도 해킹에 대한 AP 통신의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이번 해킹 사건은 이란 방송 전파가 방해받은 첫 번째 사례는 아니다. 1986년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팔레비 왕세자의 측근들에게 이란의 두 방송국 신호를 불법 복제하여 11분간 방송을 할 수 있도록 소형 텔레비전 송신기를 제공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2022년에는 여러 방송 채널에서 망명 중인 반정부 단체 무자헤딘-에-칼크(MEK)의 지도자들이 등장하는 영상과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죽음을 요구하는 그래픽이 방영되기도 했다.
한편 최근 몇 년 사이 레자 팔레비를 지지하는 세력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시위 현장에서는 샤(국왕)를 지지하고 “팔레비가 돌아온다”와 같은 구호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분석가들의 견해를 인용해 “팔레비가 최근 몇 년 동안 이란 내부에서 일정한 지지 기반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란 국내에서 레자 팔레비가 충분히 지지 기반을 갖추었는지는 불확실하다. 로이터통신은 수십 년간 이란에 발을 들이지 않은 팔레비가 현재 이란 국내에서 어느 정도의 대중적 지지를 얻고 있는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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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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