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깃발과 미국 성조기. [AFP]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유럽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럽 주요 동맹국을 겨냥한 ‘그린란드 관세’ 압박에 맞서, 향후 무역 분쟁 국면에서 보유 중인 미국 자산을 지렛대로 활용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의 추산에 따르면 미국의 최대 채권 그룹인 유럽이 보유한 미국 주식·채권은 10조달러(약 1경4800조원)가 넘는다. 유럽이 무역분쟁에서 미국 자산을 대거 매도하는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보복에 나서면 세계 금융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많은 이들이 유럽 측의 미국 자산을 강압에 대응할 ‘무기고’로 보지만, 이를 분쟁의 지렛대로 쓸 공산은 매우 작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우선 미국 자산을 보유한 주체의 다수가 유럽 정부가 아닌 기관투자자 등 민간 부문이라고 지적했다. 유럽 국가들이 대미 협상 카드로 자산 매도를 검토해도 실제 투자자들을 한꺼번에 움직일 방법이 없다.
프랑스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의 키트 주커스 수석 외환 전략가는 “미국 자산에 투자한 유럽 공공 부문의 투자자들이 매입을 중단하거나 일부 매도에 나설 수는 있겠지만, 이들이 정치적 이유로 투자 수익률을 희생시킬 정도로 상황이 악화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미국 자산을 팔 대상이 마땅치 않은 것도 문제다. 그나마 가능성 있는 후보는 아시아 지역 투자자들이다. 하지만 이들조차 10조달러가 넘는 유럽 측 매물을 곧바로 사줄 가능성은 희박하다.
유럽 투자자들도 수익성이 높은 미국 엔비디아 주식을 일본 국채로 바꾸는 식의 거래에 선뜻 응하기가 어렵다. 미국 금융 시장이 세계에서 가장 크고 유동성이 좋아 여기서 돈을 빼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FT는 마지막으로 중국이 미국 국채를 급매한다는 위협을 지금껏 실행하지 않은 것에는 현실적 이유가 있다며, 미국 자산의 대규모 매도가 ‘상호 확증 파괴(M.A.D)’ 행위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자산을 대거 내다 팔면 자국 화폐의 환율이 흔들리고 국내 금융 시장에 치명적 타격을 준다는 뜻이다.
FT는 “유럽은 특히 미국 주도의 금융 체제에 깊게 통합되어 있어 이런 취약성이 중국보다 훨씬 더 크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