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레조낙) |
반도체 기판 핵심 소재 가격이 전방위로 오르며 기판업체 제조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반도체 제조사 실적은 빠르게 개선되고 있지만, 기판업계 수익성에는 적신호가 켜졌다.
일본 소재 기업 레조낙은 최근 동박적층판(CCL)과 프리프레그(PPG) 전 제품의 판매 가격을 기존 대비 30%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인상된 가격은 오는 3월 1일 출하분부터 적용된다.
레조낙은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용 CCL 분야 세계 1위 업체로 점유율은 88%에 달한다. FC-BGA는 고성능컴퓨팅용(HPC) 기판으로, 최근 AI 반도체 패키지에서도 많이 쓰인다.
이에 앞서 중국 킹보드는 지난해 8월부터 3차례에 걸쳐 CCL 가격을 누적 15~20% 인상했다. 킹보드는 중저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대만 난야 플라스틱도 지난해 11월 CCL·PPG 가격을 8% 높였다.
CCL과 PPG는 반도체 및 전자기기용 인쇄회로기판(PCB)에 빼놓을 수 없는 소재다. CCL은 유리섬유나 수지로 만든 절연 기판 위에 구리 기반 동박을 접합한 소재로, 전기 신호가 흐르는 회로를 구현한다. PPG는 기판 적층 과정에서 접착과 절연 기능을 담당한다.
업체들은 비용 절감 노력에도 동박과 유리섬유 등 주요 원재료의 가격 급등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핵심 소재 가격이 오른 만큼 이를 납품 단가에 반영해야 제품 공급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실제 지난해 구리·유리섬유 가격이 급등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지난해 구리 가격은 1년간 44% 상승했고 이에 따라 구리로 만들어지는 동박 가격도 올랐다.
유리섬유도 마찬가지다. 일본 닛토보는 지난해 8월 20% 인상을 단행했고, 대만 타이완 글라스는 같은해 10월부터 네 차례에 걸쳐 누적 약 40% 가격을 올렸다.
레조낙의 첨단 패키징 소재 제품군과 제품군별 점유율(출처:레조낙) |
기판 소재 가격 인상은 AI 관련 반도체 생산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발생했다. 기존 공급량으로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기판업계는 소재 가격 인상에 제조원가 부담이 가중이 커졌다고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판 가격은 고객사와 협의한 초기 가격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관행”이라며 “제품의 세대 변경, 신제품 출시가 아니라면 소재 가격 인상분을 반영한 납품단가 조정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주요 원재료 가격이 납품 대금의 10% 이상일 때 적용 가능한 '납품대가 연동제'가 있지만 실제로 업계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영우 한국PCB&반도체패키징산업협회(KPCA) 사무총장은 “반도체 제조사들은 AI로 인한 호황으로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이지만 기판업체들은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대기업의 실적 호조가 협력사로도 이어지는 상생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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