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멘타가 지난 1월 13일부터 18일까지 총 6일간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이용자를 대상으로 신작 '실버 팰리스'의 첫 번째 테스트인 '동일률 테스트'를 진행했다. 오픈월드 추리 어드벤처 ARPG라는 독특한 장르를 표방한 이 게임은 사실상의 테크니컬 테스트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완성도를 선보이며 이용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번 테스트는 실버 팰리스의 세계관과 게임성을 처음으로 대중에 공개하는 자리였다. 물론 플레이 영상 등을 통해 게임의 룩앤필은 공개된 바 있지만 콘텐츠 구성이나 전반적인 플레이 경험을 선보이는 것은 처음이다. 테스트는 CBT 명목으로 진행되었지만 사실상의 '테크니컬 테스트'에 가깝고 피드백을 수집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는 설명이다.
첫 공개 당시부터 빅토리아 시대 느낌의 도시 '실버니아'와 캐릭터들이 가진 매력적인 분위기의 비주얼, 추리 요소가 결합된 콘텐츠 구성으로 주목을 받았는데, 실제 플레이 경험은 어땠는지 이번 '동일률 테스트'를 통해 즐겨본 소감을 전한다.
탐정이라는 매력적인 설정, 캐릭터 디자인도 준수해 전반적인 게임의 구성은 기존에 오픈월드 ARPG들의 성공 공식을 그대로 따른다. 인상적인 것은, 주인공을 '탐정'으로 설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개해 나가는 스토리가 상당히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스토리를 따라 가다 보면 단순히 대화만 나누는 방식에서 벗어나 사건 현장을 면밀히 조사하고 증거를 수집하는 메커니즘을 경험할 수 있다. 조사 과정에서 드러나는 컷신이나 증거 보드를 활용하는 연출, 사건 현장을 재구성하는 연출 등이 훌륭하며, 이러한 분위기를 극대화 시키는 BGM도 깊이를 더해주는 좋은 조미료다.
스토리의 몰입감 또한 기대 이상이다. 여왕 시해라는 누명을 쓰고 있지만 '실버니아'로 다시 돌아온 주인공, 그리고 주인공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들은 이제는 너무 뻔하고 흔해져 버린 '기억 상실형 주인공' 설정과는 차별화된 느낌을 준다. 성우들의 열연이 담긴 풀 더빙은 테크니컬 테스트 단계라고 믿기 힘들 정도의 몰입감을 제공하며 캐릭터의 개성을 뚜렷하게 각인시킨다.
캐릭터 디자인 역시 세계관을 잘 반영하고 있다. 빅토리아 시대를 적극 반영한 의상과 액세서리 등의 디테일은 평균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준다. 다만 신체 비율 측면에서 좁은 어깨 대비 머리 크기 등 일부 부자연스러운 폴리싱은 향후 과제로 남았다.
아쉬운 액션의 깊이와 추리 시스템의 수동성 긍정적인 첫인상 뒤편으로는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투박함도 공존하고 있다.
먼저 액션 시스템은 패링과 그로기 시스템을 통해 손맛을 구현하려 노력했으나 실제 조작 시 느껴지는 어색함이나 연출의 퀄리티는 아직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카메라 앵글이 너무 가깝게 잡혀있는 등 약간의 부자연스러움은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또 한편으로는 태그 액션은 너무 천편일률적이고 뻔하다는 인상도 남긴다. '원신' 이후의 대다수의 ARPG들이 이러한 태그 액션을 고수하고 있는데, 많은 이들이 익숙한 정답이자 공식이라고 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썩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장르의 핵심인 '추리' 콘텐츠에 대해서도 복합적인 감상이 든다. 탐정이라는 설정을 적극 활용하는 조사 시스템이나 스토리 연출 자체는 흥미롭지만, 실제 플레이 경험은 이용자가 직접 추리를 풀어가기보다 이미 짜여져 있는 결론을 감상하는 수동적인 구조에 가깝다. 추리 어드벤처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좀 더 능동적인 퍼즐이나 사고의 과정이 보강된다면 실버 팰리스만의 특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또 필드 탐색 과정도 개선이 필요하다. 특히 말을 타고 이동하거나 지형지물을 넘을 때 느껴지는 뻣뻣한 조작감은 앞서 쌓아온 긍정적인 경험에 흠집을 낸다. 전반적인 UI, UX와 조작 편의성에서 전방위적인 폴리싱이 필요해 보인다.
'괜찮음'을 넘어 '킥'이 필요한 시점 실버 팰리스는 많은 이들이 예상했듯, 그리고 나도 기대했듯 기본기가 탄탄한 유망주였다. 이번 동일률 테스트를 통해 확인된 퀄리티나 게임의 방향성은 고무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기에 충분했다. 수집된 피드백을 바탕으로 시스템의 깊이를 보완해 나간다면 준수한 완성도를 지닌 게임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외부 환경이다. 현재 오픈월드 게임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를 넘어선지 오래다. '원신'과 '명조'가 견고한 팬덤을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명일방주: 엔드필드', '이환', '무한대' 등 쟁쟁한 기대작들이 출격을 대기하고 있다.
이런 정글 같은 시장에서 실버 팰리스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순한 '괜찮은 게임'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 탐정 시스템을 더 능동적으로 강화하여 '추리 장르' 본연의 재미를 극대화 하거나 독보적인 연출, 또는 캐릭터 디자인, 매력적인 스토리 등 실버 팰리스만의 결정적인 '킥(Kick)'이 준비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테스트를 통해 기반을 잘 다졌음을 증명해낸 만큼 다음 단계의 진화를 예의주시해 볼 필요가 있겠다.
<<저작권자 ⓒ 게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