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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계속 관세 인상 협박하지만, 실제 인상 비용은 미국인이 냈다”

조선일보 이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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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역사적인 관세, 외국이 대신 낸다”고 주장하지만
독일 킬(Kiel) 연구소, “96%는 미국인 소비자가 부담”
WSJ “유럽과의 무역전쟁에서 트럼프가 약세에 처할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린란드 사태와 관련해서, 현재 그린란드에 10명 안팎의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ㆍ독일ㆍ노르웨이ㆍ핀란드ㆍ영국ㆍ프랑스ㆍ스웨덴ㆍ네덜란드 등 유럽 8국에 대해 2월1일부터 추가로 10%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협박했다. 이는 유럽연합(EU)에 대한 기존의 15% 관세에 더해지는 것이다. 또 그린란드가 미국의 수중에 들어올 때까지, 6월1일까지 이 ‘그린란드’ 추가 관세는 25%까지 인상된다고 밝혔다.

작년 한해 미국이 추가로 거둬들인 관세 수입은 2000억 달러.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이 작년 8월, 미국 정부가 올해 6월까지 거둬들일 것으로 예상한 관세 수입 “7500억 달러~1조 달러”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는 그동안 “이 역사적인 관세는 외국이 대신 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독일 킬(Kiel)세계경제연구소는 19일 “미국은 작년 한 해 2000억 달러의 추가 관세 수입을 거뒀지만, 이 늘어난 관세 비용의 96%는 사실 미국인이 부담했고, 실제로 외국 수출업체가 수출 가격을 낮춰 부담하는 비중은 4%에 불과했다”고 발표했다. 결국 미국의 관세는 미국인에게 부과되는 소비세처럼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 “미국의 수입관세 인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미국 소비자 가격의 상승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킬 연구소의 연구는 “관세 비중에서 외국 생산자가 부담하는 비중은 극히 일부”라는 예일대 예산연구소(Budget Lab), 하버드 경영대학원 학자들의 최근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고 보도했다.

WSJ는 이런 논문 결과는 “트럼프가 유럽과의 무역 전쟁에서 약세에 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킬 연구소는 2024년 1월부터 2025년 11월까지 약 4조 달러 규모의 무역 물동량을 분석한 결과,외국 수출업체가 미국 수출가격 인사를 통해 부담한 관세 비용은 4%, 미국 소비자와 미국 수입업체가 부담한 비중은 96%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인상을 통해서 미국의 대외 협상력을 높이고 외국 정부가 대미협상에 나서도록 압박했지만, 관세는 외국 생산자에 대한 세금이 아니라, 미국인에게 부과되는 소비세로 작동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공동 저자인 율리안 힌츠 독일 빌레펠트대 경제학 교수는 WSJ에 “관세를 통해 외국이 미국에 부(富)를 이전한다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의 작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2.7%로, 전년 동기(2.9%)보다도 낮았다. 이와 관련해, 하버드대경영대학원 경제학자들의 연구는 미국의 관세 인상 6개월 뒤 소비자물가에 반영된 비중은 20%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미국 수입업쳉와 소매유통업체들이 부담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관세 인상 및 추가 관세 부과가 장기화하면, 결국 미국 물가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왜 해외 수출업자들은 수지 맞는 미국 시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수출 단가를 낮추지 않았을까. 킬 연구소 저자들은 ▲다른 나라에서 구매자를 찾았거나 ▲미국의 인상된 수입관세가 결국 바뀌리라는 기대 속에 당분간 현재 수출가격을 유지했을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또 미국 수입업체도 오랜 관계를 고려해, 수입 마진을 줄여서라도 해외 수출업체와의 거래를 유지하려고 했을 수도 있다.

물론 트럼프의 관세 인상으로, 인도의 대미 수출도 18~24% 감소됐고, 최근 수년간 급증했던 독일의 대미 수출도 지난 1년간 급격히 위축됐다. 또 19일 발표된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의 관세 10% 추가 부과가 현실화할 경우 유럽연합 국가들의 GDP는 0.2~0.5% 감소할 수 있다.

킬 연구소 보고서도 미국의 관세 인상 정책이 장기화할 경우, 결국 미국 내 수입업자들은 경쟁적인 해외 다른 수출업체를 찾으려 들 것이고, 결국 해외 수출업체들이 관세 인상폭의 더 많은 비중을 떠맡게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미 대법원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에 따라 광범위한 관세부과 권한을 행사한 것이 합법적이냐에 대한 재판이 계류돼 있다. 즉 미 헌법 상의 조세ㆍ관세 권한은 의회에 있는데, 트럼프가 국가적 긴급 상황에서 쓸 수 있는 관세 압박을 ‘상시적인’ 외교적 압박의 수단으로 쓰는 것이 맞느냐는 것이다.

작년 5월 하급심인 국제통상법원은 이 관세 조치가 IEEPA 상의 권한을 벗어났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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