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임신영] 아기가 고개를 한쪽으로만 기울이거나, 늘 같은 방향으로만 머리를 돌린다면 부모 입장에서는 걱정이 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자세 때문이겠지", "조금 더 크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하고 지켜보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이런 모습은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사경’이라는 의학적 문제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사경은 조기에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하면 대부분 호전되지만, 시기를 놓치면 얼굴 비대칭이나 척추 변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 정상적인 머리와 목의 자세란?
정상적인 머리와 목의 자세란, 아기가 정면을 바라볼 때 머리가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좌우가 균형을 이루는 상태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아기의 양쪽 눈을 잇는 선이 바닥과 거의 평행하면 정상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기 목이 기운다면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사경’이라는 의학적 문제의 신호일 수 있다. ⓒ임신영 |
◇ 정상적인 머리와 목의 자세란?
정상적인 머리와 목의 자세란, 아기가 정면을 바라볼 때 머리가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좌우가 균형을 이루는 상태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아기의 양쪽 눈을 잇는 선이 바닥과 거의 평행하면 정상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상적인 머리와 목의 자세 및 기울기 측정법. ⓒ임신영 |
보통 생후 3~4개월 무렵부터 목 가누기가 시작되고, 6개월 전후에는 대부분 안정적으로 머리를 가눌 수 있게 됩니다. 이 시기 이후에는 졸리거나 몸이 아플 때를 제외하고, 깨어 있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머리와 목의 자세가 비교적 곧게 유지되는 것이 정상입니다.
◇ 사경이란 무엇인가요?
사경이란 정상적인 머리와 목의 자세에서 벗어난 상태를 말합니다. 머리가 좌우 한쪽으로만 회전된 상태, 귀 쪽으로 기울어지는 경우(측경), 앞으로 숙여지는 경우(전경), 뒤로 젖혀지는 경우(후경) 등 다양한 형태가 있습니다.
사경의 분류. ⓒ임신영 |
◇ 근성사경 – 가장 흔한 원인
사경 아동의 약 절반은 '근성사경’입니다. 근성사경은 흉쇄유돌근이라는 목 근육이 손상되면서 짧아지고 딱딱해지는 질환입니다. 신생아의 한쪽 목에서 멍울이 만져지는 경우 가장 흔한 원인이기도 합니다.
중요한 점은, 목에 멍울이 있다고 모두 근성사경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염증이나 종양 등 다른 질환과 감별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검사가 바로 '초음파 검사’입니다. 손으로 만져보거나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는 정확한 진단이 어렵습니다.
근성사경 아기모습, 초음파 및 MRI 소견. ⓒ임신영 |
좌측 근성사경과 MRI 소견. ⓒ임신영 |
◇ 초음파와 MRI로 보는 근성사경
근성사경에서는 초음파 검사에서 정상 근육보다 밝게 보이는 섬유화 조직이 관찰됩니다. 이는 손상된 근육이 회복 과정에서 딱딱하게 변한 흔적입니다. 경우에 따라 MRI 검사가 도움이 되기도 하는데, 특히 수술 여부를 판단해야 할 때 근육 내 섬유화 정도를 평가하는 데 유용합니다.
◇ 근성사경은 얼마나 흔한가요?
연구에 따르면 근성사경은 신생아 100명당 약 1~1.4명에서 발생하는 비교적 흔한 질환입니다. 국내 출생아 수를 고려하면 매년 수천 명의 아기가 근성사경으로 진단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 왜 생기나요?
근성사경의 발생 원인은 아직 단일하게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분만 과정에서 한쪽 흉쇄유돌근이 과도하게 늘어나거나 손상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진공흡입 분만, 겸자 분만, 분만과정에서 어깨가 걸려서 출산에 어려움을 격는 견갑난산과 같은 상황뿐 아니라, 정상 분만이나 제왕절개 분만에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자궁 내 태아의 자세 이상 역시 사경의 원인입니다. 양수 안에서 태아는 머리를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돌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임신 말기, 공간이 좁아졌을 때 한 번 돌린 머리가 오랫동안 원래대로 돌아오지 못해 흉쇄유돌근이 늘어나면 마찬가지로 근성 사경이 생길 수 있습니다.
◇ 치료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치료받지 않은 근성사경은 성장하면서 다양한 2차 문제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근성사경이 지속되면 얼굴 비대칭, 사두증, 척추측만증, 머리와 목이 만나는 부위의 비대칭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목 통증과 자세 이상으로 고생하는 경우를 임상에서 적지 않게 보게 됩니다.
좌측 근성사경으로 인한 측경, 척추측만증 및 두개골 변형. ⓒ임신영 |
◇ 근성사경의 치료
근성사경의 1차 치료는 물리치료입니다. 짧아진 근육을 늘리고, 약해진 근육을 강화하여 좌우 대칭적인 목 움직임을 회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부모님들이 흔히 걱정하는 '멍울’은 치료의 목표가 아닙니다. 멍울이 남아 있어도 목의 움직임과 자세가 정상화되면 일상생활에는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 아동에서는 충분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운동 범위 제한이나 심한 비대칭이 남아 수술이 필요할 수 있으며, 전체 근성사경의 약 10% 정도입니다.
◇ 자세성 사경·습관성 사경은 무엇이 다른가요?
근성사경이 없는데도 머리와 목이 기울어 있다면 부모님들은 흔히 "자세 때문인가요?", "습관적으로 그런 건가요?"라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실제 진료실에서도 '자세성 사경’ 또는 '습관성 사경’이라는 말을 듣고 안심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특별한 원인 없이 단순한 습관만으로 지속적인 목 기울임이 나타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머리와 목이 기울어 있는 아동의 약 절반은 근성사경이며, 나머지 절반 역시 눈, 척추, 신경계 등 다른 원인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사시와 같은 안과적 질환은 약 5%의 사례에서 사경의 원인이 됩니다. 한쪽 상사시의 경우 근성 사경은 없지만 목이 기울게 됩니다.
상사시나 안구 진탕(눈동자가 반복적으로 떨리는 상태로, 시야 안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증상) 같은 안과적 문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척추 형성의 이상(예 반쪽 척추나 척추 분절 이상)으로 목이 기울어질 수 있습니다.
목뼈의 반쪽 척추. ⓒ임신영 |
목뼈의 분절 이상을 보이는 클리펠-파일 증후군. ⓒ임신영 |
키아리 기형 1형(소뇌가 대후두공 아래로 내려오는 뇌 기형으로, 신경학적 증상을 유발할 수 있음)처럼 소뇌가 대후두공 아래로 내려오는 경우나 뇌종양 같은 중추 신경계 질환도 사경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근성사경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자세 문제’나 '습관’으로 단정하기보다는, 필요한 평가를 통해 기저 질환이 없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아기의 머리와 목이 한쪽으로 기울어 보일 때, "조금 더 지켜보자"는 판단이 오히려 치료 시기를 놓치게 만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경은 원인을 정확히 구분하고, 시기에 맞게 치료하면 대부분 좋은 경과를 보이는 질환입니다. 아기의 머리와 목 자세가 평소와 다르게 느껴진다면, 부모님 혼자 고민하기보다는 조기에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보기 바랍니다. 빠른 확인과 적절한 치료가 아이의 성장과 발달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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