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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고무줄 회계’ 막는다…2분기부터 손해율 최소 90% 이상 적용

헤럴드경제 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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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금감원 ‘보험업권 계리감독 선진화 방안’
“낙관적 가정發 부채 과소평가” 지적에 기준 마련
신규담보 손해율 90% 적용…사업비에 물가 반영
계리가정 보고서 도입…담보별 공시 항목 확대키로
[연합]

[연합]



[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보험사가 이익을 부풀리기 위해 보험부채를 자의적이고 낙관적으로 가정하는 관행에 제동이 걸린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일부 보험사가 지나치게 낙관적인 손해율을 적용해 부채를 낮게 잡는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금융당국이 오는 2분기부터 보험사의 계리가정 수립과 관리·감독 체계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0일 이런 내용을 담은 ‘보험업권 계리감독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계리가정이란 보험사가 미래에 얼마나 보험금을 지급하고, 운영비용이 얼마나 들지 예측해 보험부채를 산정할 때 사용하는 조건을 말한다. 쉽게 말해 ‘앞으로 손해가 얼마나 날 것인가’에 대한 보험사의 예상치라고 볼 수 있다. 지난 2023년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 도입과 이에 기초한 건전성 관리 제도인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이 도입되면서 보험사는 결산 시점의 할인율, 손해율 등에 기초해 보험부채를 평가하고 미래 손익을 추정하게 됐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미래에 대한 회사의 예상이 개입되면서 보험사별 가정의 편차가 커졌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과도하게 낙관적인 계리가정이 단기적으로는 손익에 드러나지 않지만, 가정에 따른 위험이 미래로 지연돼 향후 보험사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예를 들어 건강보험 상품의 손해율을 낮게 가정하면 보험부채가 과소평가되고, 실제 손해율이 상승하면 보험부채가 급증해 건전성이 악화하는 식이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보험부채의 ‘최선추정’ 원칙이다. 중립적인 확률로 미래 현금흐름을 추정하라는 뜻이다. 금융당국은 세부원칙으로 ▷충분한 경험통계가 있으면 편의 없이 추정하는 ‘중립성’ ▷통계가 부족하면 보수적으로 추정하는 ‘보수성’ ▷보험사 간 비교가 가능한 방식으로 추정하는 ‘비교가능성’ 등 3개 항목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계리가정 산출 과정을 문서로 만드는 ‘내부통제 강화’ ▷주요사항을 정기적으로 공시하는 ‘시장규율 강화’ 등의 2대 보조 원칙도 함께 제시했다.


손해율 가정에서 가장 큰 변화는 신규담보에 대한 규제다. 기존에는 경험 통계가 5년 이내로 축적된 신규담보에 대해 유사담보 손해율을 준용하거나 임의의 낙관적 손해율을 적용하는 사례가 있었다. 앞으로는 유사담보 준용이 허용되지 않고, 보수적 손해율(90%)과 상위담보의 실적 손해율 중 더 높은 값을 적용해야 한다.

비실손의료보험 갱신형 상품도 손해율 가정이 현실화한다. 그동안 일부 보험사는 미래 보험료의 대폭 인상을 전제로 보험부채를 낮게 평가했다. 이제는 목표손해율을 보수적 손해율과 실적 손해율 중 더 높은 값으로 설정해야 한다. 손해율 산출 단위도 세분화해 보험사 간 비교가능성을 높인다.

사업비 가정 산출 방식도 현실화한다. 실제 가정에는 원칙적으로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도록 했다. 기존에는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지 않아 보험부채가 과소평가 된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또 여러 보험상품에서 공통으로 발생하는 비용인 ‘공통비’는 보험계약 전 기간에 걸쳐 인식하도록 해 비용 발생 기간을 자의적으로 단축하는 행위를 막는다.


내부통제도 강화된다. 보험사는 계리가정 산출 관련 ▷경험통계 ▷산출·보정방법 ▷의사결정체계 등 일체를 문서화해야 한다. 금융당국 점검 결과 일부 보험사는 손해율 관련 기초통계와 산출근거를 65쪽 분량으로 관리하는 반면, 다른 보험사는 6쪽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 중 계리가정을 변경할 경우 이사회 내 위험관리위원회에 보고하는 것도 의무화된다.

손해율 가정 분석을 통한 이상치 발견 예시(가상사례). [금융위원회 제공]

손해율 가정 분석을 통한 이상치 발견 예시(가상사례). [금융위원회 제공]



감독 측면에서는 ‘계리가정 보고서’가 도입된다. 보험사가 매년 금감원에 계리가정 현황, 내부통제 상황, 변경 이력 등을 정기 보고하면 금융당국이 표준화된 형태로 데이터를 집적해 이상치를 발견하는 등 분석을 강화한다. 주요 담보 유형별 손해율 가정 공시도 확대된다.

이번 손해율과 사업비 가이드라인은 올해 1분기 중 세부 실무표준이 배포돼 2분기 결산부터 적용된다. 내부통제 강화와 감독체계 정비는 관련 규정 개정을 거쳐 2분기 중 시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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