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18일 서울 광화문역 인근이 뿌옇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행정수도 이전과 혁신도시 건설 등 대규모 국가균형발전 정책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인구 집중이 멈추지 않은 이유는 교통·주거 인프라 확충만으로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국책연구기관 분석이 나왔다. 수도권 쏠림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은 인프라가 아니라 지역 간 생산성 격차였다는 진단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일 발표한 KDI FOCUS ‘수도권 집중은 왜 계속되는가: 인구분포 결정요인과 공간정책 함의’에서 “2005~2019년 수도권 인구 비중 상승은 수도권의 상대적 생산성 우위 강화가 주도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종시와 혁신도시 건설은 대중교통·주거시설 확충 등을 통해 도시의 인구수용비용을 낮추는 데는 성공했다. 인구가 늘어나도 혼잡비용이 급격히 증가하지 않도록 만드는 효과는 분명했다는 평가다.
지난 23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인근 공실. 이영기 기자. |
그러나 인프라 투자가 지속적인 인구 유입으로 이어질 만큼의 생산성 상승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세종시의 경우 2006~2019년 누적 8조원 이상이 투입됐지만, 2010년대 이후 생산성 증가율은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목표 인구 80만명에도 크게 못 미치는 40만명 안팎에서 인구 증가가 정체된 배경이다.
KDI는 “세종시와 혁신도시는 도시의 수용력은 키웠지만, 임금과 일자리를 좌우하는 경제적 유인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다”며 “인프라 중심 균형발전 전략의 구조적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수도권은 생산성 격차 더 벌어졌다
같은 기간 수도권은 전혀 다른 경로를 밟았다. 2005년 수도권 도시의 평균 생산성은 전국 평균의 101.4% 수준이었지만, 2019년에는 121.7%로 확대됐다. 반도체·지식기반 산업을 중심으로 한 생산성 상승이 임금과 일자리 증가로 이어지면서 인구 유입을 끌어당겼다는 분석이다.
반면 비수도권은 쾌적도 측면에서는 수도권보다 우위에 있었지만, 생산성 격차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KDI는 “비수도권 도시들은 낮은 임금과 소비 수준을 쾌적도로 보완해왔지만, 생산성 격차가 커지면서 인구 유출을 막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집중은 2010년대 들어 더욱 심화됐다. 조선·자동차·철강 산업에 의존해온 거제·구미·여수·군산 등 비수도권 제조업 도시들의 생산성이 이 시기 크게 하락한 반면, 경기도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은 빠르게 성장했다.
KDI의 시뮬레이션 결과, 2010년대 비수도권 산업도시의 생산성이 감소하지 않았다면 2019년 수도권 인구 비중은 실제보다 낮은 47% 수준에 머물렀을 것으로 추정됐다. 산업도시 쇠퇴가 수도권 쏠림을 가속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의미다.
“균형발전, 인프라 넘어 생산성으로 전환해야”
보고서는 수도권 집중 완화를 위해 공간정책의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도시 조성과 SOC 확충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비수도권 대도시·산업도시의 생산성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리는 정책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KDI는 “수도권-비수도권 격차를 줄이려면 비수도권 내부 격차 확대를 일정 부분 감수하는 선별적 접근이 불가피하다”며 “거점도시에 자원을 집중해 생산성을 높이지 못하면,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도 수도권 집중 추세를 되돌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