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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AI기본법 전면 시행…스타트업 98% “대응못해”

헤럴드경제 박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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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시행 앞두고 업계 혼란 여전
먼저 서둘렀던 EU는 2027년 연기
효율 저하·무분별 ‘가짜’ 낙인 우려
해외 빅테크는 간접 규제, 역차별
정부 “과태료 부과 1년 이상 유예”


세계 최초 ‘인공지능(AI) 기본법’이 22일 국내에서 전면 시행된다. 시행을 앞두고 업계의 혼란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AI 산업 진흥과 신뢰 조성을 목적으로 한 법안이지만 정작 기술 구조나 산업계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뿐만 아니라 생태계 조성보다 규제 체계가 앞서 가동되면서 글로벌 경쟁에서 우리 기업들의 발만 묶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오는 22일부터 시행되는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AI 기본법)’의 취지는 가이드라인 수준의 AI 정책을 법 체계로 전환해 사회적 신뢰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당초 법제화를 서둘렀던 유럽연합(EU)이 일부 국가의 반발과 기술적 보완을 이유로 전면 시행을 2027년 말로 연기하면서, AI 기본법이 시행되면 한국은 세계 최초 AI 법 전면 시행 국가가 된다.

법안은 AI 연구개발(R&D) 지원 등 육성 규정과 함께 사업자의 안전성 확보 의무를 담고 있다. 특히 국민의 생명이나 기본권에 영향을 미치는 기술을 ‘고영향 AI’로 분류해 별도의 관리 시스템을 갖추도록 하고, 생성형 AI 콘텐츠에는 식별 표지(워터마크)를 의무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문제는 법안의 기준이 다소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수치화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다 보니 사업자가 자사 서비스를 고영향 AI로 판단해야 할지 기준이 모호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업이 보수적으로 대응하다 기술 혁신 속도가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생성형 AI 결과물에 대한 워터마크 표시 의무화 역시 논란이다. 기본법 제31조에 따르면 서비스나 제품에 AI를 활용하는 사업자는 AI 활용 사실을 이용자에게 사전 고지해야 한다. 하지만 웹툰의 배경이나 소품 등 미미한 부분에 AI를 보조 수단으로 활용한 경우까지 일괄적으로 표시해야 하는지 기준이 없어, 콘텐츠 제작 현장에서는 오히려 제작 효율이 떨어지고 작업물이 ‘가짜’로 낙인찍힐 수 있다는 염려가 크다.

여건상 고영향 AI 등에 대한 선제 대응이 쉽지 않은 스타트업 업계의 걱정은 더욱 크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지난달 국내 AI 스타트업 101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 가운데 실질적인 대응 체계를 수립한 기업은 단 2%에 불과했다. 특히 ‘법령은 인지하지만 대응은 미흡하다’는 응답이 48.5%에 달했다. 인력과 자본이 부족한 스타트업에게 AI 기본법 시행에 따른 위험관리 시스템 구축은 행정적 장벽이 될 수밖에 없다.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규제를 지키기 위해 별도의 검증 시스템을 구축하는 건 스타트업 체급에선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그 정도 비용과 인력은 대기업 아니면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자조했다.


해외 빅테크와의 역차별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법안에 따르면 해외 기업의 경우 ▷전년도 글로벌 매출 1조원 이상 ▷국내 AI 서비스 매출 100억원 이상 ▷국내 일평균 이용자 100만명 이상 중 하나의 조건이라도 충족할 시 국내 대리인을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조건에 해당되는 기업은 오픈AI와 구글 등 소수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대리인을 통한 간접 규제는 직접적인 사실조사와 표시 의무 등의 규제를 받는 국내 사업자와도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 특히 딥페이크나 허위 정보 등 정작 시급한 해외발 리스크는 제어하지 못하면서 국내 기업의 경쟁력만 약화시킬 수 있다는 비판이 크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정부는 과태료 부과를 최소 1년 이상 유예하는 ‘계도 기간’을 운영하기로 하는 등 산업계의 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그동안 지적된 워터마크 노출 방식에 대해서도 상시 노출 대신 사용자가 인지할 수 있는 수준의 고지 방식도 허용하는 등 업계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박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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