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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그린란드발 관세 충돌, 거래 대상 된 美·EU 80년 동맹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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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연합(EU)의 그린란드발 갈등이 위험한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이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 편입 의지를 노골화하며 그린란드 합동 군사훈련에 참여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국가에 관세 폭탄을 예고하자 EU는 930억 유로(약 160조원)의 보복 관세를 검토하고 있다. 이에 미국 측에선 “미국이 지원을 끊으면 우크라이나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보라”는 발언까지 나왔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지원을 연계한 협박성 언급은 대서양 동맹의 레드라인을 넘은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미·EU간 치킨게임은 갈수록 강도가 세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NBC 인터뷰에서 그린란드 매입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유럽 국가들에 대한 관세 부과를 “100%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덴마크를 비롯해 노르웨이·독일·프랑스 등 8개국에 대해 2월부터 관세를 부과하고, 6월에는 세율을 25%로 올리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날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그린란드는 미국의 전략자산”이라며 “안보 문제를 누구에게도 위탁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힘에 의한 거래가 무역을 넘어 영토 문제로까지 노골화하는 양상이다.

미국이 그린란드 편입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전략적 가치가 막대하기 때문이다. 미국으로선 북극 항로와 군사 거점, 러시아·중국 견제를 둘러싼 전략적 요충지이자 희토류 확보 가능성까지 갖춘 놓치기 어려운 지정학적 자산이다. 문제는 미국이 이 사안을 동맹과의 협의가 아닌 관세와 안보 지원 중단이라는 강압적 수단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는 점이다. 베선트 장관은 “유럽은 결국 미국의 안보 우산 아래 있어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될 것”이라고 했는데, 동맹을 경시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EU의 반발도 예사롭지 않다. ‘무역 바주카포’로 불리는 통상 위협 대응조치(ACI) 발동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는 2023년 제도화된 이후 단 한 번도 사용되지 않은 강경 카드다.

이런 상황에서 19일 개막한 다보스 포럼은 상징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6년 만에 참석해 연설할 예정으로, 유럽 정상들과 직접 마주 앉을 가능성이 크다. 협력 복원의 계기가 될 수도 있지만, 동맹의 균열이 가시화하는 무대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냉혹한 현실은 우리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다. 한국 역시 안보는 미국에, 무역은 세계 곳곳에 깊이 얽혀 있다. 안이한 낙관이나 자동적 기대는 위험하다.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국익중심의 큰 그림을 그리는 전략적 사고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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