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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폰·업무폰 따로 써요"…번호 2개로 공과 사 구분

아시아경제 박승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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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휴대전화 번호 6073만개→6090만개
불법리딩방 등 바람잡이 범죄에 악용될 수도
직장인 박모씨(30)는 개인용과 업무용 휴대전화 2대를 들고 다니는 것에 모자라 최근 기기 하나에 2개의 번호를 쓰는 '이심(eSIM)' 서비스까지 가입했다. 그가 번호를 3개까지 늘린 이유는 사생활 분리와 업무적 필요성 때문이다. 박씨는 "오픈채팅방을 상시 모니터링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여러 계정으로 입장해주면 강제 퇴장당하는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의 기기에 2개의 휴대전화 번호를 쓸 수 있는 이심 서비스를 쓰거나 추가로 기기를 구매하는 등 2개 이상의 번호를 쓰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다만 불법 리딩방 등 범죄에 악용될 수 있어 번호 개통 시 본인 확인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데이터리포털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휴대전화 번호 수는 약 6090만개로, 2024년 말 대비 16만9000여개 증가했다. 한국 인구 대비 118%가 휴대전화 번호를 가지고 있어 인당 약 1.2개의 번호를 사용하는 꼴이다.

휴대전화 번호가 늘어난 데는 이심 서비스가 확산한 영향이 크다. 돈을 들여 따로 기기를 마련하지 않고 사용하던 기기에서 저렴하게 다른 번호를 개통할 수 있다. 실제로 카카오톡 역시 일부 휴대전화에서는 이심을 활용해 기본 카카오톡, 듀얼 메신저용 카카오톡, 보안 폴더 내 카카오톡 등 세 개의 계정까지 로그인할 수 있다.

일과 사생활의 분리를 위해 추가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일은 흔하다. 김모씨(32)는 "일할 때 만난 사람들이 내 사생활을 알지 못하게 멀티 프로필을 사용했는데, 멀티 프로필 설정이 번거로워 새롭게 휴대전화를 개통했다"며 "개인 휴대전화에선 사적으로 아는 이들과 자유롭게 소통하고, 업무 휴대전화로는 업무 일만 신경 쓰면 되니 훨씬 편리하다"고 전했다.


업무 보안상 새로운 휴대전화를 추가로 받는 경우도 있다. 박승찬씨(28)는 "업무 특성상 이동하면서 내부망에 사진 등을 올려야 하는데 업무 전화기로만 내부망 이용이 가능해 회사에서 지급받은 기기를 쓰고 있다"면서도 "업무 휴대전화로 통화, 문자 등 자유롭게 가능하지만 업무 전화는 퇴근 이후에도 올 수 있어 주로 개인 전화기기를 이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다만 개인이 여러 개의 휴대전화 번호를 통해 불법 리딩방 등에서 특정 여론을 조장하는 바람잡이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도 크다. 이런 우려가 커지면서 카카오톡은 2024년 8월부터 미등록 투자자문업자가 리딩방을 개설할 경우 계정 및 서비스 이용을 영구적으로 제한하는 고강도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서버가 해외에 있는 텔레그램 등 다른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에서는 여전히 이 같은 다중 계정 기반의 여론 조작 범죄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산업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의 개성이 강해지면서 사생활 보호뿐 아니라 비즈니스 용도 등 다양한 이유로 여러 번호를 쓰려는 선호는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면서도 "여러 번호를 쓰는 게 범죄에 이용되지 않도록 번호를 만들 때 본인 확인 절차를 더 까다롭게 해 명의도용을 막아야 하며, 범죄에 쓰인 번호가 확인될 경우 즉시 차단하는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승욱 기자 ty161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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