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
금융지주 계열 생명보험사들이 시니어 사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낙점하고, 지주 차원의 자본력을 앞세워 요양시설 건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향후 계열사와의 연계를 통해 고령층을 겨냥한 생활 밀착형 금융·비금융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의 시니어 사업 전담 자회사인 신한라이프케어는 지난 15일 경기도 하남에 첫 프리미엄 요양원 ‘쏠라체 홈 미사’를 개소했다. 이곳은 일상생활 수행이 어려운 어르신을 대상으로 숙식과 함께 신체 활동 및 인지 기능 유지를 위한 종합 돌봄 서비스를 상시 제공한다.
이날 개소식에 천상영 신한라이프 사장뿐 아니라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정상혁 신한은행장을 비롯해 그룹 핵심 경영진이 대거 참석한 점은 그룹의 시니어 사업 의지를 드러내는 대목이기도 하다. 신한금융은 이 시설을 그룹 시니어 사업을 대표하는 상징적 시설로 평가했다. 진 회장은 개소식에서 “운영을 통해 쌓이는 경험을 바탕으로 시니어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차분히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요양사업에 가장 먼저 뛰어든 KB라이프의 요양사업 전문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의 행보 역시 적극적이다. 지난해 11월 서울 강동구에 프리미엄 노인요양시설 ‘강동 빌리지’를 열었다. 다섯 번째 요양시설로, 개방형 구조 설계와 가족 면회 공간을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지난해에만 ‘은평 빌리지’, ‘광교 빌리지’, ‘강동 빌리지’ 등 세 곳의 신규 요양시설을 개소하며 수도권 프리미엄 요양 거점을 빠르게 늘렸다. 실버타운 1곳과 데이케어센터 5곳을 포함하면 현재 총 11개 요양 시설을 운영 중이다.
하나생명 계열 하나더넥스트라이프케어도 요양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노인요양시설 건립을 추진 중으로, 올해 3월 착공해 2027년 9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 등 요양 사업 선진국 사례를 참고해 사업 모델을 구체화하는 한편, 다른 보험사 사례도 벤치마킹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금융에 편입된 동양생명 역시 사업 진출을 준비 중이다.
금융지주 계열 생명보험사 전반에서 이 같은 움직임이 두드러지는 배경에는 요양 사업을 ‘미래 핵심 산업’으로 보는 인식이 있다. 요양시설을 직접 운영하면서 축적되는 입소자 데이터는 보험사의 맞춤형 상품 설계와 장기 위험 관리로 이어질 수 있다. 높은 브랜드 신뢰도를 바탕으로 요양·금융·의료·헬스케어를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요양원은 임대 운영이 불가능해 사업자가 토지와 건물을 직접 소유해야 하는 구조로, 대규모 자본 투입이 전제된다. 단기간 수익성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요양시설은 입소료와 서비스 이용료 등 영업 수익이 발생하지만, 부지 확보와 건축, 전문 인력 투입에 따른 초기 투자 비용이 크다. 운영 구조가 복잡해 일정 규모 이상을 갖춰야 수익성이 개선되는 점도 부담이다.
이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2023년 53억원, 2024년 7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신한라이프케어도 같은 기간 각각 47억원과 12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사업 확장 단계에 있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역시 당기 손실을 기록했을 가능성이 크다.
개별 중소형 보험사 차원에서는 이런 대규모·복합적인 요양 사업을 추진하기가 사실상 어려운 이유다. 한 금융지주 계열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이 사업의 핵심은 부지 확보인데, 접근성을 고려하면 수도권 인근에서 대규모 부지를 마련해야 해 (개별 중소형 보험사로서는) 현실적인 제약이 크다”며 “막대한 자금력이 필수적인 데다 여러 금융그룹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지주 계열 생보사 관계자는 “영업 수익은 발생하고 있지만 초기 시설 투자 부담으로 단기 순이익은 적자 상태”라며 “통상 시설이 당기 순익을 내기까지는 5년 안팎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은 사회공헌적 성격도 적지 않다”며 “금융사가 직접 운영에 나서면서 요양원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