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AP·안사통신 등에 따르면 발렌티노 가라바니·지안카를로 지암메티 재단은 19일(현지시간) 그의 부고를 전하며 "발렌티노는 우리 모두에게 끊임없는 길잡이이자 영감이었고 빛·창의성·비전의 진정한 원천이었다"고 밝혔다.
발렌티노는 "나는 여성이 무엇을 원하는지 안다. 그들은 아름다워 지고 싶어 한다"라는 명언으로 회자되는 오트 쿠튀르의 거장이다. 아름답고도 절제된 우아함으로 가득한 드레스, 정장으로 전 세계 여성을 사로잡았다. 그가 쓴 아름다운 빨간색은 '발렌티노 레드'로 불리기도 했다.
역사의 한 장면처럼 남은 그의 의상도 상당하다.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 케네디이 1968년 그리스의 선박왕 아리스토텔레스 오나시스와 재혼할 당시 입었던 크림색 레이스 드레스, 이란의 마지막 국왕 샤 팔레비가 1979년 축출됐을 당시 아내 파라 디바 왕비가 이란을 탈출할 때 입은 정장도 그의 작품이다.
영국의 다이애나 왕세자빈, 오드리 헵번 등도 그의 드레스를 즐겨 입었다. 할리우드 스타들에게도 사랑받아,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1960년 영화 스파르타쿠스 로마 시사회에서 발렌티노가 디자인한 깃털 장식의 드레스를 입어 시선을 사로잡았다. 줄리아 로버츠가 2001년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을 때 입었던 흑백 가운, 케이트 블란쳇이 2005년 여우조연상을 받을 때 입은 노란색 드레스도 마찬가지다.
1932년 이탈리아 북부 파비아주에서 태어난 발렌티노는 프랑스 파리에서 기라로쉬 등 프랑스 디자이너 밑에서 일을 배웠고, 이탈리아로 돌아와 1959년 자신의 이름을 딴 발렌티노 하우스를 세우고 본격 패션 사업에 뛰어들었다. 평생 파트너가 된 동료이자 연인 지안카를로 지암메티와 협업과 함께 전성기를 열었다. 2007년 사업 일선에서 물러난 뒤로는 2016년 자선 재단을 설립해 활동해 왔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그는 논란의 여지 없는 우아함의 거장이자 이탈리아 오트 쿠튀르의 영원한 상징"이라며 "전설을 잃었지만 그의 유산은 여러 세대에 영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고인의 장례식은 오는 23일 로마의 산타 마리아 델리 안젤리 에 데이 마르티리 성당에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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