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발전은 태양광·풍력보다 효율이 높고, 장기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핵심 전원이다. 그러나 사용후 핵연료 처리 문제가 있다.
사용후 핵연료는 수백 도의 열과 강한 방사능을 지닌 고위험 물질이다. 관리 실패는 곧바로 국민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처리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연료에서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다시 추출해 재활용하는 ‘재처리’ 방식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한·미 원자력협정에 따라 상업적 재처리를 하지 못하게 돼 있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식은 ‘저장’이다. 사용후 핵연료는 5년간 물속에 보관해 온도를 낮추는 습식 저장을 하게 된다. 이후 공기 중에서 관리하는 건식 저장으로 전환할 수 있지만, 국내에서 건식 저장 시설을 갖춘 곳은 월성 원전이 유일하다.
그러나 어떤 방식이든 저장은 임시 방편에 불과하다. 사용후 핵연료는 방사능이 수만 년간 유지되기 때문에, 지하 깊은 곳에 격리하는 영구처분 시설이 필요하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이미 관련 시설을 완공했다.
우리에게는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다. 고리 원전의 습식 저장 시설은 이미 95%가 찼다. 한빛 원전과 월성 원전의 습식 저장 시설도 각각 3년, 7년 후에는 포화될 전망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건식 저장 시설 확대와 영구 처분 시설 논의는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정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 특별법’이 작년 2월 국회를 통과해 9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 정책 수립, 관리 시설 부지 선정·취소 등을 담당하는 관리위원회를 설치·운영해야 한다.
하지만 위원회는 4개월이 넘도록 ‘반쪽’ 상태다. 위원장을 포함한 위원 9명 가운데 4명만 위촉돼 있다. 정부는 이달 중 1명을 추가 위촉할 예정이다. 국회 추천 4명은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위원회를 9명으로 구성한 취지는 관련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을 모아 최선의 방안을 찾으라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특히 폐기물 관리 시설이 들어설 지역 선정과 관련한 사회적 갈등 해소를 위해서는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
지금처럼 ‘반쪽’ 위원회로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기 힘들다고 볼 수밖에 없다. 정부와 국회가 원자력과 관련해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면 위원회 구성부터 서둘러야 할 것이다.
세종=안소영 기자(seenr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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