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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본법 시행 'D-2'…"모호한 고영향 AI 범위, 현실 반영 못해"

아시아경제 노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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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이중 규제·스타트업 대응 부담 우려"
정부 "규제보다 진흥…1년 이상 계도기간"
오는 22일 세계 최초로 전면 도입되는 인공지능(AI) 기본법에 대해 산업계는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생태계 조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AI 기본법의 정식 명칭은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이다. 2024년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 법은 AI 개발·육성, 윤리·신뢰성 확보를 위한 정부 지원 거버넌스 체계의 바탕이 됐다. 동시에 사업자에게는 투명성과 안전성 확보를 위한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고영향 AI를 규제한다는 점에서 유럽연합(EU)의 'AI Act'와 성격이 같다. 다만 AI Act는 AI의 위험을 네 단계(금지된 위험, 고위험, 제한적 위험, 최소 위험)로 세분화하고, 인간 기본권에 명확한 위협으로 간주되는 특정 유형의 AI를 명시적으로 금지해 고영향 AI의 범위가 모호하게 규정돼 있는 AI 기본법보다 가이드라인이 촘촘하다. EU는 2024년 법안을 먼저 마련한 후 업계와 조율하며 전면 시행 시기를 2027년 말로 미뤘다.

업계에서는 AI 기본법이 고영향 AI로 분류된 의료·에너지·교통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AI 성장을 막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AI 기술 고도화를 추진하는 단계에서 규제가 가해지면 기업들의 부담만 커질 수 있어서다. 특히 스타트업은 규제 변화에 대응할 인력과 자원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지난해 말 국내 AI 스타트업 101개 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8%가 AI 기본법에 대비한 실질적 대응 체계를 갖추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한 관계자는 "의료 AI의 경우 이미 의료기기법, 디지털의료제품법 등을 적용받고 있어 AI 기본법은 이중 규제일 수밖에 없다"며 "스타트업은 AI 원툴인 곳이 많아 더욱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AI 기본법은 딥페이크나 허위정보 유포·확산 방지 등을 목적으로 생성형 AI 결과물도 규제한다. 이와 관련해 AI 활용에 대한 이용자 거부감이 큰 콘텐츠 업계도 고민이 깊다. 게임이나 웹툰 등을 제작할 때 AI를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는데 그 비율을 구체화하기 어려워 다수의 이미지에 워터마크를 넣어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콘텐츠 업계 한 관계자는 "콘텐츠는 창작의 가치가 중요한 만큼 AI 생성물에 대한 반감이 크다"며 "'글은 사람이 쓰고, 그림은 AI가 그렸다' 정도로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면 AI를 얼마만큼 활용했는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어 혼란과 논란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 더플라츠에서 열린 'AI 콘텐츠 페스티벌'에서 방문객이 AI 아티스트 커뮤니티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코엑스 더플라츠에서 열린 'AI 콘텐츠 페스티벌'에서 방문객이 AI 아티스트 커뮤니티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각종 우려 속에서 기업들은 당장 이틀 앞으로 다가온 AI 기본법 대응에 분주하다. 카카오는 다음 달 4일부터 AI에 기반해 운용되는 맞춤형 콘텐츠 추천과 광고 서비스가 포함될 수 있으며, AI로 생성한 결과물을 제공할 경우 관련 법에 따라 고지·표시하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 약관을 시행한다. 네이버도 내부 지침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일단 필요한 최소한의 규제를 합리적이고 유연하게 운용한다는 방침이다. AI 기본법 위반 행위 적발 시 최대 3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는데, 법 시행 초기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1년 이상 계도기간을 두기로 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규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기본법이 AI 연구·개발 지원, 전문 인력 양성 등 산업 진흥을 위한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스타트업을 위해서는 통합안내지원센터를 운영해 컨설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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