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와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는 엔테로바이러스가 대만에서 유행하는 가운데 감염 의심 사실을 학교에 알리지 않은 부모가 최대 1400만원에 달하는 벌금을 물게 될 처지에 놓였다.
19일(현지시간) 대만 중시신문망 등에 따르면 대만 남부 가오슝시의 한 사립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인 A양은 지난 5일 피부 발진과 수포 등의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고, 지난 7일 엔테로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A양의 부모는 이를 학교와 보건당국에 통보하지 않고 A양을 학교에 보냈다. 사흘 뒤 A양과 같은 학급의 학생들을 시작으로 총 4개 학급에서 학생 11명이 발열과 인후통, 발진 등의 증상을 보였고, 이들은 모두 엔테로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양으로부터 시작된 집단 감염은 이웃 학교로 확산했고, 중학생과 영유아 2명이 추가 감염돼 현재까지 총 1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한 A양의 동생 B군도 피부 발진과 물집 등의 증상이 나타난 뒤 병원을 찾아 감염 사실을 확인했다.
해당 학교는 지난 13~14일 기말고사를 치렀는데, 부모는 학교 측에 A양의 증상에 대해 “알레르기일 뿐”이라고 둘러댔으며 학교 측도 학부모에게 A양의 증상에 대해 자세히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양 부모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자녀들이 엔테로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자 학부모들은 사회관계망서비(SNS)를 통해 이러한 사실을 폭로하고 학교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대만의 ‘전염병 예방 및 통제법’은 감염병 또는 감염 의심자가 검사와 진단, 조사 등을 회피하거나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해당 부모가 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6만 대만달러(약 280만원)에서 최대 30만 대만달러(약 14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대만에서는 지난해 엔테로바이러스로 인한 중증 환자 19명이 발생했으며 이 중 9명이 사망했다. 이는 6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엔테로바이러스는 장에서 증식하는 바이러스로, 주로 여름부터 초가을 사이에 유행한다. 바이러스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으며, 대표적으로 수족구병, 헤르판지나, 바이러스성 결막염 등이 있다. 주된 증상은 발열, 인후통, 복통, 설사, 구토, 발진 등으로, 대부분 감기처럼 지나가지만 일부는 고열이나 탈수, 중추신경계 증상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특히, 수족구병은 이름처럼 손, 발, 입안에 수포성 발진이 나타나며, 입안 궤양으로 인해 음식물 섭취가 어려워지는 경우도 흔하다. 발열이 동반되고, 아이가 보채거나 처지는 모습을 보일 수 있어 보호자들이 쉽게 감지할 수 있다.
전염성도 강한 편이라 기저귀를 갈거나 장난감을 함께 사용하는 과정에서 쉽게 퍼질 수 있으며, 형제나 또래 간 접촉을 통해 가정 내 2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엔테로바이러스와 수족구병 모두 감염자의 대변, 침, 콧물, 물건 접촉 등을 통해 전파된다. 특히 위생 개념이 아직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손을 자주 입에 넣는 행동이나 기침 예절 부족 등이 감염 위험을 더욱 높다. 바이러스는 감염 후 3~5일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나며, 대부분은 일주일 이내 자연 회복되지만 고열이 오래 지속될 경우 병원 진료가 필요하다.
남윤정 기자 yjna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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