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고질적인 무책임과 보신주의'를 들어 내각부 총리를 현장에서 해임했다. 공장 준공식 현장에서 구체적인 해임 사유 등을 일일이 열거해 보도한 점이 눈에 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9일 함경남도 함흥시의 룡성기계연합기업소 1단계 개건 현대화대상 준공식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연설했다고 20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기업소 현대화 과정에서 "고질적인 무책임성과 보신주의에 된타격을 가했다"며 "국가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매우 중요한 사안"인 이 사업이 첫 공정부터 어그러졌다고 비판했다. 현대화가 '마구잡이식으로, 눈속임식으로' 진행되자 당 중앙위원회가 군수공업 부문 현대화 전문가 그룹을 투입해 상황을 전면 검토했고, 바로잡아야 할 문제가 60여 건이나 제기됐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내각 책임간부들은 비판을 받고도 다시 군수공업 부문에 책임을 넘기는 '너절한 행위', '교묘한 몸사리기'를 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특히 기계공업 부문을 담당한 내각 부총리(양승호)는 지금의 위치에 맞지 않는 사람"이라며 "나는 이 부총리 대신 새 정부 구성 때 다른 사람을 등용할 것을 총리 동무(박태성)에게 권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총리 동무는 제 발로 나갈 수 있을 때, 더 늦기 전에 제 발로 나가라"며 "나는 오늘 이 자리에서 부총리 동무를 해임시킨다"고 선언했다. 김 위원장은 양 부총리가 "반당을 했다고는 보지 않는다"면서도 "바르지 못한 언동으로 당중앙을 우롱하려 들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원래 그 모양 그 꼴밖에 안되는 사람으로서 중임을 맡기기에는 부적절한 사람"이라고도 비판했다.
양승호는 북한의 여러 내각부총리 중 기계공업을 담당해 온 고위관료다. 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도 올라 있다. 이 같은 인물을 김 위원장이 공개 비판하고 해임한 것은 내각 전반에 경각심을 주기 위한 본보기 차원으로 보인다.
북한 주민들이 보는 대내용 매체인 노동신문도 이날 김 위원장의 연설을 상세히 전했다. 노동신문은 "김정은 동지는 지금의 경제지도력량에 나라의 산업전반의 정비사업과 기술개건을 맡기기 힘들다는것이 당중앙의 명백한 결심이며 패배주의와 무책임성, 비적극성에 너무도 오래 습관된 사람들에게 기대를 걸어온 관행과의 결별은 앞으로의 개척과 발전을 위한 새로운 출발로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유주희 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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