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15일 알래스카 합동기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로 인사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이른바 가자지구 ‘평화위원회’에 초청받았다고 19일(현지시각) 밝혔다. 이 위원회는 당초 전후 이스라엘과의 휴전 및 가자지구 재건을 감독하기 위한 팔레스타인 관련 전문가들이 모인 위원회로 꾸려질 예정이었다.
타스·에이피(AP) 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러시아 언론에 “러시아는 미국 측과 제안의 세부 사항을 명확히 하고 있다”며 “그 후에 공식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특사 키릴 드미트리예프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 미국 대표단과 만날 예정이어서 관련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백악관이 가자지구 평화위원회 구상에 아직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끝내지 않은 러시아를 비롯해, 독재자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등을 비롯해 세계 여러 나라에 초청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져 의구심을 낳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외에도 아르헨티나·파라과이·튀르키예·이집트·캐나다·타이·베트남·카자흐스탄 등 국가 정상들에게 초청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벨라루스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초청을 받았으며 환영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절친한 우익 성향의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은 “창립 회원이 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 외에 회원 합류 뜻을 밝힌 국가로는 헝가리, 베트남, 카자흐스탄, 모로코가 있다.
아직 초청장을 받은 국가의 전체 명단은 공식적으로 나오지 않았지만, 초청받은 것으로 알려진 국가들의 면면을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쭉 비판해 왔던 유엔을 대체할만한 국제기구를 구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모든 국가에서 확인하지는 못했고 완벽한 명단은 아니라면서도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및 49개국 명단을 공개했는데, 여기엔 한국을 비롯해 일본, 인도 등도 포함돼 있다. 중국이나 북한은 블룸버그가 발표한 명단에 일단은 보이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평화위원회’의 임기는 3년이지만 영구회원국 즉 상임이사국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각국이 10억달러(약 1조4700억원)를 납부해야 한다는 요구 조건을 내걸었다. 이같은 요구에 다수의 정상들이 당혹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입수한 평화위원회 정관 초안에 따르면 위원회의 최종 결정 권한은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어, 상임이사국이 납부하는 자금의 사용처와 운영 구조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유럽 고위 외교관들은 이번 위원회의 구성을 볼 때 가자 재건을 넘어 유엔을 대체하는 새로운 국제 기구를 세우려는 시도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를 초청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한 외교관은 “유럽은 트럼프 구상에 협조할지, 대서양동맹을 분열시킬 위험을 감수할지를 놓고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여러 나라들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프랑스는 “현 단계로선 참여 의사가 없다”고 평화위원회 합류 초청을 거절했다.
이스라엘에서도 난색을 보이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튀르키예나 카타르의 참여는 수용할 수 없다”고 못박았으며, 이번 평화위원회 구성이 이스라엘과 논의된 바 없다고도 확인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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