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8단체 공동 '위기의 한국경제 진단과 과제' 세미나에서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오른쪽 네번째)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20일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등 경제8단체는 3차 상법 개정안(자사주 소각 의무화)과 관련해 입법취지에 부합하면서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도록 합리적인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정부와 국회에 전달했다.
경제8단체는 우선 "이번 개정안의 입법취지는 '회사재산으로 취득한 자기주식을 특정주주에 유리하게 임의로 활용하는 행위 방지'"라며 "상법 제341조에 따라 배당가능이익 내에서 자발적으로 취득한 자기주식은 이에 해당되지만, 제341조의2에 따라 합병 등의 과정에서 비자발적으로 취득한 자기주식은 해당사항이 없어 입법취지와 결을 맞춘다면 소각의무 면제가 옳다"고 강조했다.
비자발적 취득 자기주식은 정부가 장려한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경우가 많고, 향후 석유화학 등 구조개편이 필요한 산업에서 M&A 중 취득한 자기주식을 반드시 소각해야 한다면 사업재편 속도가 늦어지고 격변기 산업경쟁력 저하도 우려된다는 것이다.
나아가 특정 목적 취득 자기주식도 처분과정에서 악용될 우려가 있다면 처분절차 시 주총결의를 받도록 하면 된다고 전했다.
또 기업이 상법 제341조의2에 의해 취득한 자기주식을 소각하는 경우에는 감자절차를 면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자기주식을 소각하지 않고 보유·처분하는 경우 보유처분계획을 매년 주총 승인받아야 해 승인 여부에 따라 중장기 경영전략의 예측가능성을 저해하고 매년 이에 대한 정기주총, 임시주총 등이 반복되면 경영 의사결정이 지연된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계획에 변동사항이 없는 경우는 3년에 한 번씩만 승인받도록 승인기간을 확대하자는 주장도 덧붙였다.
개정안에 따르면 기존 자기주식은 6개월의 소각 유예기간을 두고 이후 1년 이내에 소각하도록 하고 있는데, 기존 자기주식 규모를 고려해 유예기간을 1년으로 늘려 총 2년 내에 소각만이 아니라 처분도 가능하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배임죄 개선 논의가 진전되지 않은 반면 상법은 1~2차 개정에 이어 3차 개정까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계는 배임죄의 구성요건이 추상적이어서 합리적인 경영판단의 결과까지 사후적으로 형사처벌 위험에 노출된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특히 1차 상법 개정 이후 주주에 의한 배임죄 고소·고발 가능성이 확대되면서 대규모 투자나 M&A 등 기업의 전략적 의사결정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노동조합법과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등을 담은 2차 상법이 지난해 8월 국회를 통과해 각각 올해 3월과 9월에 시행될 예정이고,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내용으로 하는 3차 상법 개정도 추진되고 있다.
경제단체들은 "배임죄 개선이 늦어지면서 기업들은 경영상 의사결정을 유보하거나 기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며 "기업이 적극적인 투자와 혁신활동을 추진할 수 있도록 3차 상법 개정에 앞서 경영판단 원칙 명문화 등 배임죄를 조속히 개선해야 한다"고 전했다.
아주경제=신지아 기자 fromjia@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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