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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입'으로 공고화하는 하림그룹 2세 거버넌스…양재동 개발, 승계 밑거름되나

필드뉴스 강현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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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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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김홍국 하림 회장의 장남 김준영 씨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비상장 계열사들이 차입을 통해 지주사 지분을 취득하는 정황이 구체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특히 김준영 씨의 개인회사인 한국바이오텍이 하림그룹 최상단에 위치하며, 하림지주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는 '옥상옥' 구조가 더욱 정교화 되어가는 중이다.

이러한 구조는 서울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이라는 그룹의 핵심 사업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일각에서는 양재동 개발 이익이 하림 그룹 승계의 기반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자기자본 3억원에 차입으로 119억 조달…빌려서 구축하는 2세 경영 기반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바이오텍은 지난 13일 거래계획보고서를 통해 오는 2월 13일부터 3월 14일까지 하림지주 주식 79만6300주를 장내 매수할 계획임을 밝혔다.

매수 예정 단가는 1만830원으로 지난해 진행한 주식 매입의 평균 매입 단가인 8000원 초반대보다 30% 이상 높은 수준이다.


한국바이오텍은 지난해 12월 하림지주의 매수를 선언한 바 있다. 당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바이오텍은 하림지주 주식 146만3700주를 매입하는 데 약 122억원을 투입했으며 이 중 자기자본은 3억5000만원(2.8%)에 불과하다.

그 결과 한국바이오텍의 재무 구조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한국바이오텍은 지난 2024년 말 기준 외부 차입금이 거의 없는 무차입 경영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하림지주의 지분매입을 시점으로 한국증권금융을 통해 215억원 규모의 주식 담보 대출을 실행한 것이다.


한국바이오텍은 한국증권금융에 하림지주 주식 600만주를 담보로 제공하고 215억원 한도의 대출 약정을 체결하여 조달한 자금 중 119억원을 하림지주 주식 매입에 사용했다.

차입금의 이자율은 연 4.23%다. 향후 하림지주의 주가가 상승해야 담보 가치가 높아져 추가 대출 여력이 확보되고, 담보 유지 비율 하락으로 인한 반대매매 위험도 회피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래픽=각사 공시 참고

그래픽=각사 공시 참고


◇ '옥상옥' 구조 완성…이미 아들이 아버지 지분 초과


한국바이오텍의 지배구조 최상단에는 김준영 씨가 있다. 승계의 뿌리는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홍국 회장은 장남 김준영 씨에게 비상장 계열사인 한국썸벧판매(현 올품) 지분 100%를 증여하며 승계의 초석을 다졌다.

그 결과 그는 100% 지분을 보유한 개인회사들을 통해 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김준영 → (주)올품 → (주)한국바이오텍 → 하림지주'로 이어지는 이른바 '옥상옥' 구조다.

공격적인 지분 매입으로 김준영 씨 측의 지배력은 이미 김홍국 회장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 기준 김준영 씨가 100% 소유한 올품(5.78%)과 올품의 100% 자회사인 한국바이오텍(18.00%), 그리고 관계사들의 우호 지분을 합하면 약 24%로, 김홍국 회장의 21.10%를 확실히 앞섰다.

문제는 승계 비용이 김준영 씨 개인이 아닌 법인의 부채로 전가되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이 빚을 내어 주식을 매입했다면 이자 비용을 개인이 부담해야 하지만, 법인을 통해 매입함으로써 이자 비용이 회사에 귀속된다. 이런 구조라면 향후 하림지주로부터 배당금 역시 법인을 통해 수령되어 승계 재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과거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품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조사한 배경에도 이러한 승계 구조에 대한 우려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NH투자증권의 무이자 베팅…양재동 개발 기대감 ↑

김준영 씨 중심의 승계 작업 뒤에는 NH투자증권과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 사업이 지원군으로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림지주는 지난해 9월 1432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했는데, NH투자증권이 이를 전액 인수했다. NH투자증권은 표면이자율 0%라는 조건도 수용했다.

채권 이자를 포기하는 대신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해당 사채에는 주가 하락 시 교환가액을 조정하는 리픽싱 조항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실제로 NH투자증권은 발행 3개월 만인 2025년 12월, 사채 중 약 185억원어치를 조기 주식으로 교환했다.

이 자금의 최종 목적지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부지 개발 사업이다. 하림그룹은 해당 부지에서 총 사업비 7조원 규모의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연내에 착공을 한다는 게 목표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아파트와 오피스텔 분양 수익이 발생하면, 시행사인 하림산업은 막대한 개발 이익을 얻는다.

이에 지분이 희석된 일반 주주들은 양재동 개발에 대한 이익이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특정인에게 집중되고 있다는 불만도 나오는 상황이다.

결국 이익은 배당을 통해 모회사인 하림지주로, 다시 대주주인 한국바이오텍과 올품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즉, '양재동 개발 이익 → 하림지주 배당 → 한국바이오텍 차입금 상환 및 김준영 승계 자금 확보'의 흐름이 예상된다.

결국 한국바이오텍이 차입을 감수하며 버티는 이유와 NH투자증권이 무이자 채권을 인수한 배경은 모두 2026년 양재동 개발 착공과 이후 발생할 현금 흐름을 선취매한 결과로 해석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양재동 개발 사업은 조단위 이익이 예상되는 역대급 프로젝트"라며 "이 사업의 수혜가 오너 일가의 지배력 강화로 집중된다면 일반 주주들의 실망감이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본보는 하림지주 측에 비상장 계열사가 가용 현금의 대부분을 외부 차입에 의존해 지주사 지분을 매입하는 부분과 이에 대한 리스크, 향후 양재동 개발 사업 이익의 활용 등에 대해 문의했다. 이에 관계자는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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