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티노 레드’라는 고유한 붉은 색채로 20세기 패션계를 주름잡았던 이탈리아 디자이너 발렌티노 가라바니가 19일(현지시각) 로마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93세. 1960년대부터 반세기 가까이 ‘오트 쿠튀르(고급 맞춤복)의 황제’로 군림하며 재클린 케네디, 엘리자베스 테일러 등 시대를 풍미한 아이콘들을 매료시켰던 거장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발렌티노 가라바니·지안카를로 지암메티 재단은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발렌티노가 로마 자택에서 가족들의 사랑 속에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고 발표했다. 재단 측은 “그는 우리 모두에게 빛이자 영감이었으며, 창의성과 비전의 진정한 원천이었다”고 고인을 기렸다.
1932년 이탈리아 북부 보게라에서 태어난 발렌티노는 어린 시절부터 패션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17세에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기라로쉬 등 당대 유명 디자이너 밑에서 도제식으로 기술을 익혔다. 이후 1959년 로마로 돌아와 자신의 이름을 내건 패션 하우스를 설립했다. 이듬해인 1960년, 건축학도였던 지안카를로 지암메티를 만나며 사업은 날개를 달았다. 지암메티는 발렌티노의 연인이자 평생의 사업 파트너로서 브랜드 경영을 도맡아 발렌티노가 디자인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19일 타계한 이탈리아 패션 디자이너 발렌티노 가라바니. /연합뉴스 |
발렌티노 가라바니·지안카를로 지암메티 재단은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발렌티노가 로마 자택에서 가족들의 사랑 속에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고 발표했다. 재단 측은 “그는 우리 모두에게 빛이자 영감이었으며, 창의성과 비전의 진정한 원천이었다”고 고인을 기렸다.
1932년 이탈리아 북부 보게라에서 태어난 발렌티노는 어린 시절부터 패션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17세에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기라로쉬 등 당대 유명 디자이너 밑에서 도제식으로 기술을 익혔다. 이후 1959년 로마로 돌아와 자신의 이름을 내건 패션 하우스를 설립했다. 이듬해인 1960년, 건축학도였던 지안카를로 지암메티를 만나며 사업은 날개를 달았다. 지암메티는 발렌티노의 연인이자 평생의 사업 파트너로서 브랜드 경영을 도맡아 발렌티노가 디자인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패션 디자이너 발렌티노 가라바니가 2007년 7월 6일 로마 아라 파키스 박물관에서 열린 전시회 개막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
발렌티노는 여성의 신체를 우아하게 드러내는 디자인으로 명성을 얻었다. 특히 강렬하면서도 기품 있는 붉은색 드레스는 그의 상징이 됐다. 그는 생전 “나는 여성이 무엇을 원하는지 안다. 그들은 아름다워지길 원한다”는 지론을 펼쳤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발렌티노는 지저분하고 낡은 듯한 스타일이나 난해한 해체주의 패션을 거부했다”며 “여성이 어딘가에 등장했을 때 사람들이 ‘정말 환상적이다’라고 감탄하게 만드는 옷을 짓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고 전했다.
그가 만든 옷은 현대사를 관통하는 주요 인물들도 즐겨 입었다.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 케네디가 1968년 그리스 선박왕 아리스토텔레스 오나시스와 재혼할 당시 입었던 크림색 레이스 드레스가 대표적이다. 할리우드 스타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1960년 영화 ‘스파르타쿠스’ 시사회에서 발렌티노 의상을 선택해 그를 국제적 스타덤에 올려놓았다. 2001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줄리아 로버츠가 착용한 검은색 빈티지 드레스 역시 발렌티노 작품으로, 당시 패션계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란 마지막 왕비 파라 디바가 1979년 망명길에 오를 때 입었던 옷조차 발렌티노가 디자인한 것이었다.
1997년 이탈리아 패션 디자이너 발렌티노와 톱모델 신디 크로포드가 파리에서 열린 가을/겨울 패션 컬렉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
발렌티노는 1998년 이탈리아 지주회사 HdP에 회사를 약 3억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4000억 원)에 매각했다. 이후에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직을 유지하다 2007년 고별 패션쇼를 끝으로 현업에서 은퇴했다. 은퇴 후에도 2016년 지암메티와 함께 재단을 설립하는 등 활동을 이어왔지만, 최근 몇 년간 건강 악화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탈리아 정계와 패션계는 일제히 애도를 표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발렌티노는 이탈리아적 우아함의 상징이자 거장이었다”며 “우리는 전설을 잃었지만 그의 유산은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장례식은 오는 23일 로마 산타 마리아 델리 안젤리 성당에서 엄수된다. 대중을 위한 조문소는 21일부터 이틀간 로마 피아자 미냐넬리에 마련될 예정이다.
유진우 기자(oj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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