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보령 사옥./보령 |
국내 제약사 보령이 고혈압약 카나브 약가(藥價) 인하를 취소하라며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 1심 판결이 다음 달 선고될 예정이다.
카나브는 보령 매출 15%를 차지하는 효자 품목으로 복지부가 약가 인하를 추진하자 소송으로 대응하고 있다. 법원 판단에 따라 카나브 약가 인하 여부가 결정되고 보령 매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제약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이상덕)는 다음 달 12일 보령과 복지부의 약가 인하 처분 취소 소송 1심 선고 공판을 연다. 카나브 약가를 둘러싸고 내려지는 법원 첫 판단이다. 앞서 보령은 카나브 약가 인하에 반발해 지난해 6월 소송을 제기했고 지금까지 2차례 변론 기일이 진행됐다.
카나브는 보령이 개발해 2010년 허가받은 국산 신약이다. 출시 첫해인 2011년 매출 100억원을 기록했다. 카나브에서 파생한 복합제인 카나브 패밀리의 작년 3분기 누적 매출은 1191억원이다. 고혈압은 보통 약 한 종류 갖고는 혈압이 떨어지지 않는 환자가 많아 다른 약을 함께 처방하는 경우가 있다. 카나브는 이런 제품을 하나로 합친 복합제를 만들며 외연을 넓혀왔다.
카나브는 물질 특허가 2023년 만료됐고 경쟁사들이 복제약에 뛰어들었다. 복지부는 복제약 출시를 앞둔 지난해 6월 카나브 약가를 30㎎ 기준 439원에서 307원으로 낮춘다고 고시했다. 60㎎는 642원에서 450원으로, 120㎎는 758원에서 531원으로 인하한다고 했다.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보령 |
보령은 카나브 약가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카나브는 고혈압 뿐만 아니라 고혈압을 동반한 제2당뇨병성 만성 신장질환 환자의 단백뇨(蛋白尿) 감소를 치료 대상으로 삼고 있다.
복제약은 단백뇨 감소에 대한 적응증이 없기 때문에 카나브와 치료 효과가 다르다는 게 보령 설명이다. 카나브 복제약은 대웅바이오 카나덴, 동국제약 피마모노, 알리코제약 알카나 등이 있다.
보령 관계자는 “후발 의약품은 적응증이 고혈압에 한정돼 처방 폭이 좁고 카나브를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다”면서 “카나브와 후발 의약품을 동일 선상에 놓고 약가를 낮추는 것을 취소해달라는 취지”라고 했다.
이 소송 판결은 카나브 매출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법원이 약가 인하를 받아들이면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 약가 인하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보령은 고혈압약 시장에서 매출을 방어할 수 있게 된다.
보령은 별도로 소송 결론이 나올 때까지 약가를 낮추는 것을 멈춰 달라는 내용의 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이 지난해 8월 인용했고 복지부가 항고했으나 2심에서 기각됐다. 복지부가 재항고를 포기하며 집행 정지가 확정됐다. 카나브는 본(本) 소송 결론이 나온 뒤 2개월까지는 기존 약가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보령이 약가 인하 처분 취소 소송 1심에서 패소해도 항소, 상고해서 2·3심까지 간다면 최소한 소송 결론이 확정될 때까지는 값을 방어할 수 있을 전망이다. 보령 관계자는 “오리지널 신약의 특허권을 보호하고 기업 연구개발(R&D) 의지를 제고할 것”이라고 했다.
홍다영 기자(hd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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