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전통시장에 닭고기가 진열돼 있다.ⓒ News1 이승배 기자 |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고환율의 여파가 장바구니 물가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환율 상승 영향이 장기간 누적되면서 닭고기와 유제품 등 주요 수입 먹거리의 가격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닭고기 수입 가격이 1년 새 30% 넘게 폭등한 가운데, 국제 시세 하락에도 환율 탓에 국내 원가만 오르는 '물가 역주행' 현상까지 나타나며 3개월 뒤 소비자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수입물가 고공행진…닭고기·유제품 가격 급등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수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원화 기준 수입 식품 물가는 축산물과 곡물을 중심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2024년 12월 당시에도 계엄 여파로 달러·원 환율이 1434.42원까지 치솟으며 물가가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12월 환율은 이를 상회하며 전년 동월 대비 상승 폭이 더욱 확대됐다.
가장 타격이 큰 품목은 닭고기였다. 원화 기준 닭고기 수입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150.57에서 197.44로 31.1% 급등하며 조사 대상 중 가장 높은 오름폭을 기록했다. 뒤이어 쇠고기가 13.7%(143.83→163.56), 돼지고기가 8.3%(119.63→129.60) 오르는 등 축산물 전반의 원가 부담이 크게 확대됐다.
주목할 점은 환율 영향으로 원화 기준 수입가 상승폭이 한층 커졌다는 것이다. 실제 국제 가격인 계약통화 기준과 비교하면 그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닭고기의 경우 국제 시세는 28.2% 올랐지만, 환율 영향이 더해지며 원화 기준 수입가는 31.1%로 뛰었다. 약 2.9%p가 환율 효과로 분석된다. 소고기 역시 국제 시세 상승 폭(11.2%)보다 원화 기준 상승 폭(13.7%)이 2.5%p 더 높았다.
심지어 국제 가격이 내렸음에도 환율 탓에 국내 가격만 오른 사례도 나타났다. 치즈의 경우 계약통화 기준으로는 0.2% 하락했으나, 환율이 3.3%p나 영향을 미치면서 원화 기준으로는 오히려 3.1% 상승했다. 밀 역시 국제 가격은 4.9% 하락했으나 환율 영향으로 인해 원화 기준 하락 폭은 2.7%에 그치며 실제 체감되는 가격 인하 폭을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
환율 효과 누적되며 가공식품·외식 물가 전이 우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입 단계의 가격 상승이 장기간 누적될 경우, 약 한 분기(3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본격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곡물과 육류의 원가 부담은 가공식품 제조사와 외식 업계의 가격 인상 압박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정 소비가 많은 쌀(4.2%)과 옥수수(3.7%), 냉동수산물(2.6%) 등 주요 품목이 일제히 오름세를 기록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농축수산물은 기후 변화 등 계절적 요인으로 공급 차질이 생겨 가격이 오른 뒤 쉽사리 하락하지 않는 특성이 있다"며 "여기에 환율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먹거리 물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는 식품 원재료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수입물가가 오르면 가공식품이나 외식 물가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특히 밀, 옥수수, 콩 등은 빵이나 과자의 주원료여서 물가 전이 파급력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수입 계약 시점과 물량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3개월 내외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고 덧붙였다.
thisriv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