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스카이라운지에서 본 강남과 송파지역 아파트 모습. |
전문가들은 이제 ‘강남 집값 잡기’라는 정책적 강박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강남 집값을 직접 억누르기보다, 수요 분산과 공급 유도를 병행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는 지적이다.
19일 본지 자문위원인 임미화 전주대 부동산국토정보학과 교수는 “강남 집값은 이미 대출로 움직이는 시장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대출을 과도하게 조이기보다 자산은 부족하지만 향후 현금 흐름 창출 능력이 있는 계층이 주거 사다리를 탈 수 있도록 진입로를 열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은 모든 경제 활동의 결과물인데 이를 정책으로 인위적으로 누르려 하면 부작용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며 “강남 집값 자체를 정책 목표로 삼기보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주거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박합수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도 “강남을 억지로 잡으려 하기보다 ‘관리의 대상’으로 전제하고 정책을 설계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며 “대출 규제는 거래량을 줄이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현금 거래 비중이 높은 강남 시장에서는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은 강남 가격의 하락이 아니라, 강남발 상승세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차단하면서 중산층·서민 주거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강남 같은 고가 주택 시장의 안정화를 위해선 매물 유통 정상화와 수요 분산이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은 “토지거래허가제가 시행된 이후 강남권 거래량이 40% 가까이 감소했다”며 “세입자가 있는 ‘세 낀 매물’이 묶이면서 거래가 막힌 만큼, 우선 매물이 돌게 만든 뒤 수요를 분산시키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방 미분양 주택에 대해 양도세 면제 등 파격적인 혜택을 주면 강남으로 쏠린 수요를 지방으로 분산시킬 수 있다”며 “과거에도 지방 주택에 대한 5년 양도세 면제 같은 강력한 정책이 효과를 냈던 사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공급 측면에서도 규제 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 교수는 “도심 공급은 결국 재건축·재개발을 통해 나올 수밖에 없는 만큼 사업을 가로막는 규제를 정교하게 손질해야 한다”며 “소형 주택 공급 확대 등 ‘수량’ 중심의 유인책을 강화하고, 재건축 과정에서 이른바 ‘1+1’ 형태의 공급이 막히지 않도록 제도를 설계하면 실질적인 공급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방적으로 수요만 억제하는 방식은 한계가 분명한 만큼 공급 유도와 시장 안정 장치를 함께 놓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가 공급 카드로 내세운 강남 재건축은 단기적인 가격 안정 수단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임 교수는 “재건축은 기존 조합원 물량과 임대주택을 제외하면 일반 분양을 통한 ‘순증’ 효과가 크지 않다”며 “오히려 신축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인근 시세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투데이/이난희 기자 (nancho090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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