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준. 사진 | JTBC |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한 여자만 18년 동안 지켜보는 순애보다. 스무살에 우연히 만난 인연이 지독히 오래갔다. 사랑도 우정도 아닌 묘한 경계선에 있지만, 딱 한 발짝을 남기고 상대의 행복을 기원하는 남자다. 현실에서 보기 힘든 판타지 러브, ‘로코 킹’으로 불리는 배우 박서준을 만나 생동감을 얻었다.
JTBC ‘경도를 기다리며’ 속 경도를 맡은 박서준은 기교를 버렸다. 감정을 투박하게 던지는 경도에게 오히려 여유를 부여했다. 전반적으로 차분하고 무게감이 있다. 어디선가 본 적 있는 듯 일상적인 인물로 재벌과 연예부 기자라는 독특한 설정에 현실성을 만들었다.
박서준은 최근 스포츠서울과 만난 인터뷰에서 “사건 위주가 아닌 인물의 감정 변화가 중요한 작품이라, 섬세하고 깊이 있게 공감되는 연기를 보여주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박서준. 사진 | JTBC |
이번 작품에서 박서준은 연예부 기자 이경도 역을 맡았다. 통상적인 드라마 속 세련된 기자의 모습이 아니다. 어딘가 벙벙하고 촌스러운 핏의 정장, 유행과는 거리가 먼 헤어스타일. 이는 박서준이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물이다.
“영화 ‘조 블랙의 사랑’ 속 브래드 피트의 의상을 참고했어요. 당시 유행하던 헐렁한 정장 핏이 인상적이었거든요. 경도는 매일 ‘내일 뭐 입지?’를 고민하기보다, 늘 똑같은 옷을 교복처럼 입는 우직한 인물이라 생각했습니다. 외적인 멋짐보다는 한결같은 경도의 성격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싶었죠.”
화려함과 거리가 멀다. 순수하다. 다소 정제되지 않은 행동도 잘 한다. 밀어붙이는 힘이 있는 만큼 우직하다. 딱히 커다란 사건이 없이 잔잔한 흐름 속에서 긴장감을 이끌어내는 게 숙제였다.
박서준. 사진 | 어썸이엔티 |
그런 점에서 ‘경도를 기다리며’는 박서준에게 연기적으로도 변곡점이 됐다. 감정신이 유독 많은 탓에 촬영 전부터 부담감이 상당했다는 게 그의 말이다. 일반적으로 감정신은 여주인공이 차지하기 때문에 보통의 남자 배우들은 약 세 번 정도의 기회가 주어진다. 따라서 “세 번 안에 잘 끝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다.
“감정신이 있을 때면, 일주일 전부터 부담감에 시달리곤 했어요. 그런데 이번엔 감정신이 정말 많았어요. 그래서 생각을 바꿨어요. ‘감정을 아끼지 말고 소비하자. 그리고 소비한 만큼 다시 채우면 된다’고요. 촬영 쉬는 시간에 성시경, 로이킴, 정승환 같은 가수들의 이별 노래를 끊임없이 들으며 감성을 채웠어요. 부담이 없어지니 연기가 더 깊어지는 걸 느꼈어요.”
국내 최고의 톱스타 중 하나다. 쉼 없이 달렸다. JTBC ‘이태원 클라쓰’ 이후로 그에겐 휴식이 없었다. 지난해 과감히 휴식을 가졌다.
“번아웃이 왔었어요. 그런데 1년을 딱 쉬고 돌아오니 에너지가 거짓말처럼 좋아지더라고요. 예전처럼 앞만 보고 달릴 때와는 달리, 지금은 받아들이는 마음이 훨씬 평안해졌어요.”
박서준. 사진 | JTBC |
어느덧 마흔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격을 중시 여겼다. 재산의 유무가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와 가치관이다.
“사랑도, 일도 결국은 태도의 문제인 것 같아요. 제가 겪어보지 못한 삶을 사는 사람이라도, 자신의 일에 확신을 갖고 삶을 대하는 태도가 멋진 사람에게 끌립니다. 경도가 지우를 사랑한 방식도 그런 ‘격’이 맞았기 때문 아닐까요.”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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