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페인트 판매 대리점에서 관계자가 물품을 정리하고 있다. 2022.4.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
(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 지난해 자사주 처분과 경쟁사 지분 매입, 회장 별세 등으로 들썩였던 페인트업계가 개정 상법 이후 처음 열리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 행동주의 본격화 등 여러 변수로 긴장하는 분위기다.
20일 증권가와 업계에 따르면 3월 주총을 앞두고 KCC(002380)의 기관 투자자와 일부 소액 주주들이 자사주 처분과 관련한 주주제안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법무법인 율촌은 최근 보고서에서 "라이프자산운용 등 공개적인 주주활동을 펼치고 있는 자산운용사와 소액주주가 2026년 정기주총에서 배당요구,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및 기업가치 제고와 관련된 주주제안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KCC 주주인 라이프자산운용은 대표적인 행동주의 펀드로 지난해 9월 교환사채(EB) 발행을 골자로 한 KCC의 자사주 처분 계획 공시 직후 KCC 경영진에 재고를 요구하는 내용의 주주서한을 보냈던 곳이다.
당시 라이프자산운용은 "지분가치 희석을 유발하는 EB 발행 결정은 시장에 큰 충격"이라며 "보유 중인 삼성물산 지분부터 유동화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문제 삼았다. 이후 KCC는 자사주 처분계획을 전면 철회했다.
현재까지 새로운 처분계획이 발표되지는 않고 있는 가운데 3월 주총을 앞두고 주요 주주들이 또다시 주주제안 등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라이프자산운용 관계자는 주주제안 계획에 대해 "아직 결정된 건 없으나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KCC가 소각에 무게를 둔 자사주 처분 계획을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증권은 16일 보고서에서 KCC와 관련해 "자사주(17.2%) 활용 기대감이 유효하다"고 내다봤다.
KCC 본사(KCC 제공) |
노루홀딩스(000320) 3대 주주로 올라선 KCC가 주총에서 적극적 주주행동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지난해 KCC는 페인트업계 경쟁사 노루페인트(090350)의 지주사격인 노루홀딩스 지분 9.9%를 사들이며 3대 주주에 올랐다. 이는 정몽진 회장의 결정으로 알려졌다.
당시 KCC는 "일반투자 외 다른 목적은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적극적 주주행동 가능성은 열어뒀다.
노루홀딩스는 KCC가 주주제안 상정 기한인 2월 중순쯤에 적극적 주주행동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KCC가 노루홀딩스의 높은 자사주 비중을 보고 지분을 사들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노루홀딩스의 지난해 9월 기준 자사주 비중은 23%에 육박한다. 3차 상법 개정안이 원안대로 통과되면 이를 일정 기간 내 소각해야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법 개정과 맞물려 KCC가 자사주 비중이 20%대로 높은 편인 노루홀딩스의 주식 가치에 주목하고 정 회장이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노루홀딩스 측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영권 불씨 남은 삼화페인트…잦은 수장 교체 노루페인트
삼화페인트 본사(삼화페인트 제공) |
삼화페인트(000390)의 경우 갑작스러운 회장 별세로 불이 붙은 경영권 불씨의 향방이 주총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지난 5일 오너가 3세인 김현정 삼화페인트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김 신임 대표는 지난달 별세한 고 김장연 회장의 장녀로 최근 김 회장 지분 전량을 상속받아 현재 최대주주다.
과거 경영권을 두고 충돌했던 공동 창업주 고 윤희중 전 회장 일가가 20% 안팎의 지분을 들고 있다는 점이 경영권 분쟁의 변수로 남아있다. 김현정 대표와 특수관계인을 합한 김 대표 측 지분은 28.1%로 윤 씨 일가와 큰 차이는 나지 않고 있다.
사내이사 신규 선임 안건이 주총에 올라올 경우 윤 씨 일가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화페인트 이사회는 지난달 김장연 회장의 별세와 이달 류기붕 이사의 사임으로 연달아 2명이 빠지면서 사내이사 공석이 생긴 상태다.
삼화페인트 측은 "최소 이사 수는 정관상 3명이고 현재 이사 수는 4명으로 요건을 충족한다"며 "사내이사 신규 선임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주총에서 대표가 바뀐 지 9달 만인 지난달 김학근 신임대표를 앉힌 노루페인트 역시 주총에서 경영 철학과 사업 전략의 연속성 등에 대한 주주들의 방향성 제시 요구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총 안건이 윤곽을 드러내는 2월부터 주주권 행사 움직임이 포착될 것으로 보고 레이더를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율촌은 "2026년 정기주총은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며 "상법 개정에 대한 정보가 늘어난 소액주주들의 주주제안 상정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
zionwk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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