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2기에서 한국과의 통상 전략은 1기 당시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1기 때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라는 틀 안에서 재협상하는 수준이었다면 2기에서는 아예 틀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유명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19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1기 때는 모든 요구를 정부 당국을 통해 한미 FTA 틀 내에서 협상했지만 지금은 아웃 오브 더 박스 싱킹(out of the box thinking·기존의 틀이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이나 혁신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고방식)이다”며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유 교수가 꼽은 트럼프 2기의 결정적 차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프레임 워크의 부재’다. 1기 때는 무역법 301조(불공정 무역관행), 무역확장법 232조(안보 위협) 같은 전통적 수단을 썼다. 2기에 들어선 뒤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꺼내 들었다. 국가비상사태에 대응해 광범위한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는 이 법은 그간 북한·이란 제재에나 쓰였다. 여기에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로부터의 완전한 이탈’은 트럼프 2기의 달라진 방향성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유 교수는 “미국은 지난해 12월 WTO에 ‘MFN(최혜국대우) 시대는 끝났다’는 내용을 통보했다”며 “미국이 설계하고 이끌어온 다자무역 체제의 가장 기본 원칙인 비차별 대우로부터 미국이 스스로 일탈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우리나라가 ‘미국 관세’와 ‘중국 과잉생산’이라는 듀얼 쇼크(이중 충격)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수입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2017년 22%에서 2025년 상반기 9%로 급락하며 그 물량이 전 세계로 쏟아지고 있다. 유 교수는 “디스플레이, 철강, 석유화학, 배터리, 전기차 등에서 우리 시장뿐 아니라 유럽 등 제3국 시장에서도 중국 제품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여기에 핵심광물 전쟁이 겹쳤다. 미국은 반도체를, 중국은 희토류를 통제하는 ‘이중 수출통제 구조’다. 그는 “한국은 핵심광물의 90%를 중국에 의존한다”며 “공급망 다변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유명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유명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19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1기 때는 모든 요구를 정부 당국을 통해 한미 FTA 틀 내에서 협상했지만 지금은 아웃 오브 더 박스 싱킹(out of the box thinking·기존의 틀이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이나 혁신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고방식)이다”며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유 교수가 꼽은 트럼프 2기의 결정적 차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프레임 워크의 부재’다. 1기 때는 무역법 301조(불공정 무역관행), 무역확장법 232조(안보 위협) 같은 전통적 수단을 썼다. 2기에 들어선 뒤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꺼내 들었다. 국가비상사태에 대응해 광범위한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는 이 법은 그간 북한·이란 제재에나 쓰였다. 여기에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로부터의 완전한 이탈’은 트럼프 2기의 달라진 방향성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유 교수는 “미국은 지난해 12월 WTO에 ‘MFN(최혜국대우) 시대는 끝났다’는 내용을 통보했다”며 “미국이 설계하고 이끌어온 다자무역 체제의 가장 기본 원칙인 비차별 대우로부터 미국이 스스로 일탈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유 교수는 우리나라가 ‘미국 관세’와 ‘중국 과잉생산’이라는 듀얼 쇼크(이중 충격)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수입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2017년 22%에서 2025년 상반기 9%로 급락하며 그 물량이 전 세계로 쏟아지고 있다. 유 교수는 “디스플레이, 철강, 석유화학, 배터리, 전기차 등에서 우리 시장뿐 아니라 유럽 등 제3국 시장에서도 중국 제품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여기에 핵심광물 전쟁이 겹쳤다. 미국은 반도체를, 중국은 희토류를 통제하는 ‘이중 수출통제 구조’다. 그는 “한국은 핵심광물의 90%를 중국에 의존한다”며 “공급망 다변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기업의 대응 역량 강화를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와 개별 투자·관세 합의를 진행했다. 유 교수는 “우리 기업도 미국의 정책 목적과 변화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고려한 전략을 마련해 미국 정부와의 협상에서 이익을 얻어낼 수 있는 협상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미국 대법원의 상호관세 판결 여부에 관계없이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법적 수단을 통해서라도 관세를 부과하려 할 것이다”며 “이러면 다시 관세의 판이 바뀔 수 있다. 그러면 또 새로운 전략을 짜야 하는 난관에 부닥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핵심은 ‘기민함’이다. 유 교수는 “규범 기반 무역이 무너지면서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이는 ‘모든 것이 협상할 수있다’는 뜻이기도 하다”며 “대체 불가능한 기술력을 유지하면서 정부와 기업이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할 때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