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군위) 글·사진=이데일리 강경록 여행전문기자] “수목원을 보호하자는 취지에는 이견이 없지만 보호만 있고 운영이 없는 제도는 문제입니다.”
유지연 사유원 회장은 민간 수목원이 처한 현실을 이렇게 설명했다. 현행 제도는 수목원을 보존해야 할 공간으로 규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 그 공간을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운영에 대해서는 충분히 다루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수목원 운영 구조를 보면 제도와 현실의 간극은 분명하다. 산림청에 따르면 기준 국내에 등록된 수목원은 국립 4곳, 공립 37곳, 사립 28곳, 학교 수목원 3곳 등 총 70여 곳이다. 이 가운데 사립, 즉 민간 수목원이 전체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보호와 관리의 상당 부분이 민간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유지연 사유원 회장은 민간 수목원이 처한 현실을 이렇게 설명했다. 현행 제도는 수목원을 보존해야 할 공간으로 규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 그 공간을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운영에 대해서는 충분히 다루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지연 사유원 회장 |
문제는 운영 여건이다. 다수 민간 수목원은 입장료 외에 안정적인 수익원을 갖기 어렵다. 현행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은 수목원을 식물의 보전과 연구, 교육을 위한 공간으로 규정해 설치, 운영이 가능한 편익시설을 매점이나 간단한 휴게음식점 수준으로 제한하고 있다. 정식 식음시설은 물론 프로그램 상설 운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관람객의 체류 시간을 늘릴 수 있는 수단 자체를 차단 당하고 있는 셈이다.
유 회장은 “관람객 수를 늘리면 관리 부담이 커지고, 제한하면 수익이 줄어드는 구조”라며 “인건비와 관리비는 해마다 오르지만 이를 메울 수 있는 합법적 운영 수단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행 제도에선 어느 쪽을 선택해도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수목원은 시간이 흐를수록 관리 비용이 줄어드는 시설이 아니다. 인건비와 수목 관리비, 안전 관리비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기후 변화와 자연재해에 따른 리스크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관람객 수를 늘려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자연 훼손과 안전 문제를 동시에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해외 주요 정원은 접근 방식부터가 다르다. 영국의 ‘큐가든’은 정원 내부에 레스토랑과 티룸을 운영해 얻은 수익을 다시 정원 유지와 연구, 교육 프로그램에 재투자한다. 싱가포르의 ‘가든스 바이 더 베이’ 역시 수목원 내 식음·체험시설을 허용하되, 면적과 위치, 동선을 엄격히 관리한다. 상업 시설은 방문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운영을 지속하기 위한 재원으로 설계돼 있다. 유 회장은 “안정적인 수익 구조가 오히려 관리 수준을 높이고 방문객 경험의 질을 끌어올린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정부와 연구기관은 체류 시간이 늘어날수록 관광 소비가 증가한다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국내 수목원은 식음과 휴식 기능이 제한돼 체류 시간이 짧을 수밖에 없다. 관광 정책과의 불일치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유 회장은 “수목원은 본래 체류형 관광 자원”이라며 “지금의 규제는 관광 정책이 지향하는 체류 확대 흐름과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가 제안하는 해법은 전면적인 규제 완화가 아니다. 일정 규모 이하의 식음시설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되, 그 수익을 수목 관리와 안전, 보전에 재투자하도록 제도화하자는 것이다. 운영을 허용하는 대신 기준과 책임을 명확히 하는 방식이다. 유 회장은 “수목원을 단순한 보호 대상에 머물게 할 것인지, 아니면 책임 있는 운영 주체로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정책적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사유원 알바로 시자의 작품인 소요원. 하늘에서 보면 y 자 모습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