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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중수청·공소청 시대의 경제 범죄

머니투데이 한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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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복잡한 경제 범죄일수록 구속이 어려워지겠어요. 법리가 어려우니 방어권 보장이 꼭 필요하다면서 잘 피해나가더라고요. 요새 추세가 그래요. 문제는 화이트 칼라 범죄 피의자들이 더 치밀하게 수사를 회피한다는 거죠. 그래서 구속이 필요한 건데, 앞으로 수사 난이도가 더 높아질 겁니다.

얼마 전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한 검찰 관계자가 한 말이다. 김 회장 등이 홈플러스 재무제표를 조작하는 등 위기 상황이라는 점을 숨겨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 검찰 시각이다. 이에 대해 법원은 "충분한 방어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기각 사유를 밝혔다.

아직 이 사건의 결론이 어떻게 날지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 확실한 것은 앞으로 지난하고 치열한 법리적 다툼이 예정돼 있다는 점이다. 얼마 전 열린 영장실질심사가 그 예고편이었다. 심사에만 13시간이 넘게 걸렸는데 이는 역대 최장 기록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복잡한 범행의 양상을 하나하나 설명해 가며 법원을 설득했다. 김 회장 변호인들은 몇 달 내내 새벽까지 일하며 검찰 주장에 대응할 논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앞으로 이런 사건들은 더 많아질 것이다. 세상이 빨리 변하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 자연히 범죄도 진화한다. 범죄자들은 어떻게든 수사기관을 속이기 위해 교묘하게 증거를 감추고 사실관계를 조작한다. 수사기관도 발전을 하지만 범죄자들의 발전 속도가 더 빠른 것이 일반적이다. 경제 범죄는 더 그렇다.

세상 돌아가는 게 이런데 곧 검찰청이 사라진다니 조금 아쉬울 따름이다. 검찰을 개혁해야 할 이유가 차고 넘친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래도 검찰이 다양한 방면의 수사 경험이 많고 능력도 있다는 점을 부정할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새로 생기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에 검사를 많이 보내려는 것도 검사의 능력을 인정해서일 것이다.

올해 10월이면 도입된다는 중수청, 공소청 체제가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정치권에서 지혜를 모아야 한다. 유능한 수사 인력을 어떻게 유치할지, 수사의 독립성은 담보할 수 있을지 등 속시원히 해결 안 되는 문제가 여럿이다. 부디 범죄자들이 더 활개치는 세상이 되지 않기를, 억울한 범죄 피해자들이 더 늘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한정수 기자

한정수 기자



한정수 기자 jeongsu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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