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위 與간사, 청문회 안열리자 항의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가 19일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여야 공방 끝에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못했다. 국민의힘 소속 임이자 재경위원장(앞줄 오른쪽)과 야당 간사인 박수영 의원(앞줄 왼쪽)이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정태호 의원(임 위원장 뒤)이 항의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우리가 요구한 핵심 자료가 아니고 변죽을 울리는 자료들을 포장해서 제출했다.”(국민의힘 간사 박수영 의원)
“정상적으로 청문회를 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더불어민주당 간사 정태호 의원)
여야가 19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당초 예정됐던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대신 이 후보자의 자료 제출 문제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자료 제출이 부실해 청문회를 열 수 없다고 주장했고, 민주당은 “검증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며 개최를 압박했다. 여야가 줄다리기만 벌이면서 청문회는 시작도 못 한 채 파행됐다. 이 후보자는 아파트 부정 청약과 자녀들의 입시·취업 ‘부모 찬스’ 등 각종 의혹에 대해 야당이 요구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고, 야당은 청문회를 보이콧하면서 이 후보자에 대한 검증 기회를 허비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 與 “국힘이 3번 공천” vs 野 “면죄부 청문회 안 돼”
국민의힘 소속 임이자 재경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가 시작되자 “분명히 자료 제출과 관련돼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의사 일정을 변경할 수 있다고 했었다”며 “인사청문회 안건을 상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여야가 이 후보자의 19일 인사청문회 개최를 합의했을 당시 이 후보자의 자료 제출이 미흡할 경우 의사 일정을 변경하기로 했다는 것.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이른바 ‘부모 찬스’ 의혹 등을 검증하기 위한 가족 간 금융거래 상세 내역,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펜타스 아파트 부정 청약 의혹 관련 청약점수 계산 자료, 자녀 해외 유학 의혹을 들여다보기 위한 초등학교 졸업장 등을 제출하지 않았다. 박수영 의원은 “2187건을 요구했는데 (답변은) 15%만 제출됐다”면서 “언론에 난 의혹을 제기하고 이 후보자는 ‘그런 일 없습니다’라고 넘어가는 맹탕, 껍데기 인사청문회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대출 의원도 “지금 이런 상태로 청문회를 한다는 것은 국민에게는 모욕이고 국회에는 모독”이라고 했다.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은 “여당이 다수당이고 밀어붙이는 힘이 세다고 해서 허술한 자료로 면죄부를 주는 청문회가 돼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고성으로 반박하며 청문회 개최를 압박했다. 정태호 의원은 “(청문회를) 시작해야 한다. 대부분의 자료는 제출한 상태”라고 반박했다. 김영진 의원도 “국회법 절차대로 진행했으면 좋겠다”며 “전례를 파괴한, 국회법과 민주주의를 파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홍근 의원도 “왜 위원회를 이따위로 운영하느냐”며 “혹시 여기 와서 뭔가 해명이 될 것 같아 우려스러워서 그런 것이냐.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이 이 후보자에 대해 “국민의힘에서 3번이나 공천해서 의원으로 만든 분”이라고 두둔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얘기를 그따위 식으로 하느냐”면서 설전을 주고받기도 했다.
● 청문회 못 열고 1시간 27분 만에 파행
공방이 이어지자 임 위원장은 1시간 27분 만에 결국 정회를 선포했다. 민주당이 20일 청문회 개최를 제안했지만 국민의힘은 요구한 자료를 먼저 제출할 것을 주장하면서 청문회 일정은 끝내 합의하지 못했다.
청문회장에 들어가지 못한 이 후보자는 국회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면서 12시간가량 대기하다가 오후 9시 20분경 국회를 떠났다. 이 후보자는 기자들과 만나 “낼 수 없는 자료들을 많이 요청하셨다”며 “국민 앞에 소상히 설명드릴 수 있는 청문회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또 “국민들도 이 모든 의혹의 시시비비를 가리고 싶지 않으실까”라며 자진 사퇴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이 후보자의 청문회 개최를 촉구하면서 청문회 이후 여론 동향 등을 살펴보겠다는 방침이다. 김남준 대변인은 이날 이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어느 하나 가볍게 볼 수 없다”면서도 “결국 본인이 설명하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안테나를 세워서 여러 의견들을 엄중하게 듣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이 후보자 임명 강행을 두고 고심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후보자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만일 임명을 철회할 경우 앞으로 야권 인사들을 등용하기 더 어려워진다는 점이 고민”이라고 했다. 다만 이 후보자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가운데 임명을 강행할 경우 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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