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AP 연합뉴스 |
소셜미디어 X를 소유한 일론 머스크는 최근 자신의 X에 “그록(Grok)이 미성년자의 나체 이미지를 (자발적으로) 생성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며 “그런 경우는 오직 (검열을 우회한) 이용자의 요청에만 일어난다”고 썼다. 그가 소유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의 AI 챗봇 ‘그록’이 나체 이미지를 생성한다는 논란에 휘말리자, 뒤늦게 입장을 밝히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테크 업계에선 AI 안전장치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성급하게 서비스를 출시한 ‘머스크식(式) AI’가 그록 논란의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머스크의 AI, 태생부터 불안했다
18일(현지 시각) 미 IT 매체 더버지는 “그록 사태는 머스크의 AI 포모(FOMO·뒤처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와 정치적 올바름(PC)에 대한 증오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했다. 머스크는 챗GPT가 테크계 판도를 바꾸자, 이를 따라잡기 위해 급하게 xAI를 세우고 그록을 출시했다. 불과 수개월간 학습과 두 달 정도의 테스트만 거치고, AI가 생성하는 답을 검열하는 안전 테스트는 생략한 채 그록을 내놓은 것다.
머스크는 그록이 가장 ‘자유분방’한 AI 모델이라는 점을 내세웠고, 지난해엔 성인 전용 콘텐츠를 허용한 ‘스파이시 모드’를 내놓았다. 더 버지는 “처음부터 안전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도 모든 오류를 방어하기 어려운데, xAI는 문제가 발견되면 해결하는 ‘두더지 잡기식’ 운영을 해왔다”며 “이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것”이라고 했다.
◇각국 정부, xAI 규제 나서
그록은 이전에도 수차례 흑인 비하와 유대인 조롱 등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지만, 이번처럼 세계 각국이 잇따라 강력한 조치에 나선 건 처음이다. 미성년자 나체 이미지 생성 논란 이후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무슬림 국가는 그록 사용을 일시 중단시켰다. 영국·인도·브라질 등은 그록 운영사인 xAI와, 그록을 탑재한 머스크 소유의 X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한국 정부도 X에 미성년자 보호 대책을 요구했다.
특히 유럽연합(EU)과 미국이 그록에 큰 타격을 줄 전망이다. 디지털서비스법(DSA)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인 EU에서 위법 결론이 나올 경우, 글로벌 매출의 최대 6%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도 그록과 X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에서는 이 앱들을 구글·애플 앱장터에서 내리라는 압박까지 나오고 있다.
◇X도 위기론
사면초가에 놓인 머스크는 그록이 실존 인물의 옷을 제거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그럼에도 X 이용자들이 빠르게 이탈해 위기론이 나온다.
트래픽 통계 서비스 시밀러웹에 따르면, 올해 1월 1~13일 X 모바일 앱의 평균 일일 이용자 수는 1억2620만명으로, 작년 1월(1억4300만명)보다 12% 감소했다. 반면 메타의 스레드 이용자는 1년 사이에 1억400만명에서 1억4300만명으로 늘었다. 스레드는 2022년 메타가 긴급 출시한 X의 ‘카피 앱’이다. 한때 업계에선 스레드가 X를 넘어서지 못할 것이란 평가가 많았지만, 머스크의 잇따른 자충수 덕에 이용자가 급증했다.
테크 업계는 머스크의 경영 리스크로 X의 경쟁력도 위협받는다고 지적한다. 시장조사 업체 이마케터에 따르면, 2023년 X의 글로벌 광고 수익은 전년 대비 51.7% 급감한 20억달러(약 3조원)로 집계됐고, 2024년에도 2.8% 감소했다. 광고 수익은 지난해 약 16.5% 성장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직 2022년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머스크가 내세운 ‘표현의 자유’ 기조가 광고주에겐 리스크로 작용해 X가 광고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로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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