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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방산 활황에 페인트사들 ‘희비’… KCC·조광 웃는다

헤럴드경제 홍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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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전경 본사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 전경 본사 [현대중공업]



중방식 도료 집중 회사들은 실적 기대감 커져
조광도 수혜, 노루페인트는 스텔스 도료 개발
중방식 도료, 건축용 대비 영업이익률 10%p 안팎 높아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조선과 방산 업황이 살아나면서 국내 페인트 업계의 실적 희비가 갈리고 있다. 선박·방산·플랜트 등에 쓰이는 중방식(重防蝕) 도료 공급 비중이 높은 업체들은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건축용 도료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기업들은 호황의 온기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

KCC, 도료 매출 비중 30%… 중방식이 ‘이익 레버리지’
국내 도료업계 1위인 KCC는 조선·방산 활황의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KCC의 연결 기준 매출에서 도료(페인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 수준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수익성이다. 도료 부문 가운데서도 선박·해양플랜트·방산에 쓰이는 ‘중방식 도료’는 일반 건축용 도료보다 영업이익률이 높다. 건축용 도료의 영업이익률이 2~3% 안팎인데 비해, 중방식 도료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10% 안팎이나 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중방식 도료는 강철 구조물의 부식을 길게는 30년 이상 막아내야하는 고내구·고성능 페인트(도료)다. 일반 건축용 페인트와 달리, 바닷물·염분·습기·화학물질·자외선 같은 혹독한 환경을 전제로 설계된다. 선박 외판이나 화물창, 정유 시설이나 석유화학 설비, 교량 등을 만들 때 사용된다. 통상 수회에 걸쳐 반복 도포되며, 기술 수준이 높은만큼 한번 ‘적정’ 평가를 받으면 납품처를 바꾸기가 쉽지 않은 특성을 띈다.

KCC는 국내 1위 조선사 현대중공업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방산업체에 중방식 도료를 공급하고 있다. 조선 수주가 늘어나면 도료 발주가 뒤따르는 구조인 만큼, 최근 국내 조선업 수주잔고 확대와 방산 수출 증가 흐름은 도료 매출 증가뿐 아니라 이익률 개선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

조광페인트 역시 조선업 회복의 수혜를 입는다. 조광페인트는 선박용 도료 전문 합작사(자회사)인 조광요턴을 통해 선박·해양플랜트 도료를 공급한다. 조광요턴은 선박 외판과 해양플랜트에 사용되는 중방식 도료를 주력으로 하며, 글로벌 조선 발주 증가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구조다. 조광요턴의 실적은 지분법 이익으로 모회사 조광페인트 실적에 반영된다.


조광요턴의 실적은 조광페인트에 지분법이익 및 배당 형태로 반영된다. 조선업 업황이 살아날수록 조광요턴의 실적 개선 가능성이 커지고, 이는 곧 조광페인트의 연결 실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업계관계자는 “조광은 자체 건축용 도료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고, 선박·중방식 도료를 통한 간접 수혜가 뚜렷한 구조”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K방산’이 부각 되고 있는 것 역시 KCC가 주목받는 이유다. KCC는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국내 주요 방산업체에 도료를 공급하고 있는데, 최근 관련 매출이 연평균 10%씩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방산도료의 경우 미국 국방부가 정한 성능·품질·안전기준을 충족해야 하는만큼 높은 기술 수준이 요구된다. 방산용 도료는 일반 산업용 대비 단가가 높고, 품질 기준을 충족한 업체만 공급할 수 있어 마진 구조가 상대적으로 우수하다.

노루페인트는 건축용 도료 비중이 높은 기업으로 분류되지만, 최근에는 항공·방산용 스텔스 도료 개발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시도했다. 노루페인트는 지난해 4월에는 ‘스텔스 도료’를 선보여 주목받았다. 스텔스 도료(RAM-1500)는 고분자 미세 구조와 입자 조성을 정밀하게 설계해 전파를 최대 90% 흡수한다. 기존에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스텔스 도료를 경량화해 국내에서 만들게 된 것이다. 노루페인트는 전파를 흡수하는 물질 무게도 기존보다 20% 줄여 제품을 경량화했다.

반면 중방식·특수 도료로의 전환이 늦은 기업들은 조선·방산 호황 국면에서도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 건설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건축용 도료 의존도가 높은 업체들은 매출 회복 속도가 더디고, 이익률 개선도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도료 업계도 이제는 얼마나 많이 파느냐보다, 무엇을 파느냐가 실적을 좌우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며 “조선·방산용 중방식 도료를 확보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 실적 격차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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