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 주도로 급진전되고 있는 행정통합 논의에 지역 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통합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 청취나 지역의 정체성·도농격차 문제 등 통합에 따른 부작용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전·충남 통합 반대 국민청원 참여 인원수가 1만명을 넘어섰다.
오는 7월1일부터 ‘광주·전남특별시’ 출범을 기정사실화한 광주시와 전남도는 19일 관내 시도민들의 의견을 듣는 합동 공청회를 열었다. 두 지자체는 지난 2일 행정통합을 선언했고, 관련 특별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양측이 주민 공청회를 개최한 것은 처음이다. 특별법안이 더불어민주당을 통해 국회에 제출되기 전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유일한 자리이다.
공청회가 열린 영암군 영암청소년센터는 360석 좌석에 주민 500여명이 참석했다. 주민들은 통합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밝혔다. 통합으로 농어촌이 소외되고, 인구와 인프라 등이 대도시인 광주로 쏠릴 수 있다는 우려가 많이 나왔다. 신양심씨는 “통합 과정에서 작은 지역과 농민이 희생되는 구조가 되지 않을지 걱정된다”며 “신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임차농의 생존권을 어떻게 보장할지 구체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는 7월1일부터 ‘광주·전남특별시’ 출범을 기정사실화한 광주시와 전남도는 19일 관내 시도민들의 의견을 듣는 합동 공청회를 열었다. 두 지자체는 지난 2일 행정통합을 선언했고, 관련 특별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양측이 주민 공청회를 개최한 것은 처음이다. 특별법안이 더불어민주당을 통해 국회에 제출되기 전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유일한 자리이다.
공청회가 열린 영암군 영암청소년센터는 360석 좌석에 주민 500여명이 참석했다. 주민들은 통합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밝혔다. 통합으로 농어촌이 소외되고, 인구와 인프라 등이 대도시인 광주로 쏠릴 수 있다는 우려가 많이 나왔다. 신양심씨는 “통합 과정에서 작은 지역과 농민이 희생되는 구조가 되지 않을지 걱정된다”며 “신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임차농의 생존권을 어떻게 보장할지 구체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 다 사라진다” 통합 급진전에 허위 정보 빠르게 확산
순천 주민 정태종씨는 “순천시에 편입된 승주군은 소멸위험지역이 됐지만 도시로 묶여 농촌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특별법에 농촌 예산 배분 등 보호 장치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합의 절차와 소통 방식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주민 손모씨는 “주민 생활에 중대한 사안인 만큼 속도전보다는 주민투표 등을 통해 충분히 의견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주민 김황철씨도 “일방적 설명은 줄이고 주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 시간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 임모씨는 “전남의 정체성을 살려 명칭을 ‘전남·광주특별시’로 해야 한다”고 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소멸지역을 위한 균형발전기금 신설과 농어촌 기본소득을 활용해 어느 쪽도 손해 보지 않는 통합을 만들겠다”고 했다. 주민투표에 대해선 “법상 시도의회 의견 수렴이 핵심 절차인 만큼 주민투표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정당성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이날 광주시 공청회도 300석 규모에 420명이 사전신청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여기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박경희 충장동주민자치회장은 “행정통합 논의가 갑자기 힘을 받는 모습인데 어떤 정책적·경제적 배경이 있나”라고 물었다. 지산2동 주민 박영호씨는 “통합 타이틀은 참 좋은데 실질적으로 주민투표나 공청회를 통한 의견수렴은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시민들의 동의를 어떻게 받을 것이냐”고 질의했다. 김호성 동구주민자치협의회장도 “공청회는 주로 통합에 찬성하는 분들이 참석했다”며 “반대하는 분들을 어떻게 설득할 것이냐”고 물었다.
기우식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사무처장은 “속도전을 하더라도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시민들의 생각에 비해 절차가 부실하다”며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시민들이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면 안 된다”고 했다. 광주지역 9개 시민단체가 모인 광주교육시민연대는 동구청 공청회장 입구에서 “교육계와 논의 없이 강행되는 행정통합 공청회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게시된 ‘대전·충남 행정통합 중단 및 주민 소통 요청에 관한 청원’에 1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청원은 게시 후 30일 이내에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소관 상임위원회에 공식 회부된다.
불명확한 정보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통합 논의 이후 개설된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충남대전특별시 출범 반대’라는 이름의 홈페이지는 “오는 7월 대전시가 충남에 강제 통합된다”는 주장을 하며 반대 서명을 받고 있다. 이들은 “전 세계 어느 나라도 투표 없이 대도시를 해체한 적은 없다. 대전의 정체성이 사라지고 지방자치권이 훼손될 것”이라며 주민투표를 통한 절차적 정당성을 요구했다.
대전 시민 900여명이 참여하는 SNS 오픈채팅방에서는 “대전시와 대전시의회, 대전교육청이 모두 사라진다” “대전시청이 내포로 이전된다” “행정·의회·사법·교육 등 모든 본청 기능이 내포에 집중된다” 등 미확인 정보가 공유됐다. 한 채팅방 참여자는 “통합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주민 의견을 충분히 묻거나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절차 없이 행정 편의나 특정 세력의 정치적 이익을 앞세운 ‘강제 통합’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이날 정부의 행정통합 재정 지원 대책에 대해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등 8조8000억원 규모의 재정 이양을 요구했으나, 정부안은 그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며 “전면적인 세제 개편을 통한 항구적인 대책이 아니라 4년짜리 임시방편에 그친, 우는 아이를 달래기 위한 사탕발림 수준”이라고 했다.
강현석·고귀한·강정의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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