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01월19일 17시27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지 기자] '신축은 막히고, 계산이 서는 투자만 남은 겁니다.'
국내 호텔 투자 시장을 두고 자본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 최근 심심찮게 들리는 말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객실 단가와 점유율이 빠르게 회복되며 기존 호텔 자산을 사고파는 거래는 다시 살아났지만, 급등한 공사비와 토지비로 신규 호텔 개발은 사업성이 맞지 않는 구조가 됐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업계의 관심은 신규 공급보다 기존 자산을 인수해 가치와 운영을 개선하는 리모델링·리브랜딩 투자로 빠르게 쏠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두산타워. |
19일 자본시장 업계에 따르면 서울 도심을 중심으로 호텔 자산에 대한 투자 검토가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노후 호텔을 리모델링해 경쟁력을 높이거나, 공실이 늘어난 오피스를 호텔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공사비 상승과 수요 회복이 맞물린 데 따른 것이다. 현재 서울에서 호텔을 새로 짓기에는 사업 환경이 녹록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토지가격이 이미 높은 수준에 형성된 데다, 최근 몇 년간 건축비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신규 개발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약 4~5년 전만 해도 서울 한강뷰 호텔이 1박 30만~40만원 수준이었는데, 최근에는 70만원까지 형성되는 곳도 생겼다"며 "마포 일대 부티크 호텔 역시 과거에는 수요를 의심받던 시장이었지만, 지금은 20만원대 초중반에도 빈 방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객실 점유율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사업비 구조를 감안하면 객실 단가가 추가로 상승해야 수지가 맞지만, 에너지 비용을 비롯한 각종 원가가 이미 큰 폭으로 오른 상황에서 추가 상승을 전제로 한 사업성 확보는 쉽지 않다"며 "지금 환경에서 계산이 서는 호텔 투자는 신축이 아니라 기존 자산을 활용한 리모델링과 용도 전환뿐"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수년간 축적된 거래 사례도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한다. 우선 노후 호텔을 인수해 리브랜딩 후 자산 가치를 끌어올린 대표적인 사례로는 티마크그랜드호텔 리브랜딩 건이 꼽힌다. 티마크그랜드호텔 명동은 2024년 그래비티자산운용이 인수한 뒤 IHG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보코(VOCO)로 리브랜딩됐다. 재개관 이후 글로벌 관광객 수요 회복에 힘입어 객실 실적이 빠르게 정상화된 덕에 그래비티자산운용은 최근 보코 서울 명동 호텔 매각 준비에 나섰다. 회사는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CBRE코리아와 삼정KPMG를 매각 자문사로 선정한 바 있다.
호텔 리브랜딩이 단일 자산을 넘어 도심 재생 프로젝트로도 확장되는 사례도 탄생하고 있다. 호텔 브랜드 매니지먼트 기업 유에이치씨(UHC)는 의료·부동산·금융 파트너들과 함께 '어반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1호 사업으로 선정된 종로 파고다빌딩은 하층부를 의료·클리닉 시설로, 상층부를 호텔 브랜드로 구성하는 복합 모델이다. 호텔에 더해 관광과 의료 수요를 동시에 흡수하는 다층적 수익 구조를 지향하는 셈이다.
자본시장에서는 2026년에도 기존 호텔 자산을 중심으로 한 투자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이미 여러 호텔 자산이 매각·리모델링을 전제로 한 거래 검토 단계에 올라와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동대문 두산타워와 프레지던트호텔이 있다. 두산타워는 과거 현대면세점이 빠진 공간을 호텔로 전환하는 리모델링 시나리오가 검토됐으나, 거래는 성사되지 못한 채 현재는 이지스자산운용이 인수 의지를 유지하며 자금 조달 방안을 모색 중인 상태다.
반면 서울 도심 중심부에 위치한 프레지던트호텔은 최근 매각 시장에 다시 등장해 인수 이후 리모델링을 전제로 한 거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한양재단은 호텔 건물과 계열 부동산 개발회사 지분을 포함한 패키지딜 형태로 매각을 추진 중이며, 제시 가격은 3400억~37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제안가 대비 10% 이상 상향된 금액이다.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신축이 막힌 구조는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기존 건물을 토대로 최대한의 수익을 끌어올리려면 리모델링과 리브랜딩 외에 뚜렷한 대안이 당장은 없다. 신규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운영과 상품성을 개선하는 전략이 당분간 호텔 투자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