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웅(왼쪽부터) 전 쏘카 대표,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한겨레 자료사진, 카카오·네이버 제공 |
1990년대 말~2000년대 초 ‘닷컴 열풍’을 이끌었던 국내 아이티(IT) 벤처 1세대 창업자들이 잇따라 경영 전면에 복귀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이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을 흔드는 격변기에 신사업 발굴과 국외 진출 등 신속한 의사결정이 요구되면서 창업자의 리더십이 다시 필요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업계 설명을 들어보면, 포털 ‘다음’(Daum) 창업자인 이재웅 전 쏘카 대표는 오는 3월 주주총회를 거쳐 6년 만에 쏘카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그는 2020년 3월 이른바 ‘타다 금지법’(개정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국회 통과 이후 대표직에서 물러났지만, 자율주행과 로보택시 등 모빌리티 산업의 지형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조직과 신사업의 마중물이 될 차량 공유 서비스(카셰어링)를 재정비하기 위해 다시 키를 잡는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말 박재욱 쏘카 대표의 복귀 요청 이후, 현재 회사의 주요 업무를 직접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회사 내 크고 작은 조직 개편도 진행되고 있다. 쏘카 관계자는 “이 전 대표의 의장 복귀로 회사의 방향성 정립을 포함한 전반적인 의사결정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의 행보는 지난해 3월 글로벌 진출과 인공지능 경쟁력 강화를 위해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의 움직임과도 닮아 있다. 이 창업자는 7년 만에 네이버 이사회에 복귀한 이후 두나무와의 포괄적 주식 교환 등 ‘빅딜’을 주도하며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 창업자는 내년 환갑을 앞두고 회사를 위해 마지막 역할을 한다는 각오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지난해 3월 건강 문제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도 최근 2년 만에 공개 행보에 나서며 경영 복귀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김 창업자는 지난 15일 그룹 첫 공채 신입사원 교육 현장을 찾아 “인공지능 시대는 위기이자 기회”라며 일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전환을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 창업자가 회사와 관련한 공식 일정에 나선 건 2023년 12월 임직원 간담회 이후 약 2년 만이다. 다만, 카카오 쪽은 “아직은 김 창업자의 건강 회복이 중요한 만큼 당분가 복귀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런 움직임을 두고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주도권을 놓치면 경쟁력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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