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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선거 참패→사퇴’ 황교안의 방문…장동혁은 평행이론 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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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새째 단식 농성 중인 장동혁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9일 국회 로텐더홀 단식 농성장을 찾은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닷새째 단식 농성 중인 장동혁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9일 국회 로텐더홀 단식 농성장을 찾은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단식→총선→참패→사퇴. 닷새째 단식 중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런 이력을 가진 그의 방문이 반가웠을까.



19일 오후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 단식농성장을 차린 장 대표를 찾았다. 황 전 대표는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자유와혁신당 대표를 맡고 있다. 어떤 대화를 나눴냐고 기자들이 묻자, 황 전 대표는 “단식하는 사람들은 다 버틸 만 하다고 하는데, 그러다가 갑자기 확 건강을 잃게 된다. 나도 단식해 봤다. 건강 조심하라고 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라 살리는 일을 같이하자고 얘기했다. 자유민주주의 사랑하는 진영이 함께 하자는 뜻”이라고 했다. 국회의원 경력이 없는 황 전 대표는 6·3 지방선거와 함께 진행되는 경기 평택을 보궐선거 출마 뜻을 밝힐 바 있다.



황 전 대표는 자유한국당 대표이던 2019년 11월 돌연 삭발·단식에 들어갔다. 총선을 4개월여 앞둔 시점이었다. 정부·여당을 향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 및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공직선거법 개정안 철회,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수용 등을 요구하는 단식이라고 했다.



당시 자유한국당 안팎에서는 ‘대체 야당 대표가 이 시점에 단식을 왜 하느냐’는 의문이 쏟아졌다. 황 대표의 단식 결정 이틀 전, 개혁 성향의 3선 김세연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는 등 당 전면 쇄신 요구가 빗발치고 있었다. 여의도연구원장을 맡고 있던 김 의원은 “당의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 “생명력을 잃은 좀비 같은 존재”라며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에게 사퇴를 촉구했다. 이틀 뒤 황 대표가 머리를 밀고 밥까지 굶겠다고 하자, 퇴진 압박을 피하려는 꼼수라는 평가가 많았다.



2019년 11월24일 당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황 대표가 단식 중인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비상 의원총회 도중 대화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2019년 11월24일 당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황 대표가 단식 중인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비상 의원총회 도중 대화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이런 상황은 장동혁 대표에게 고스란히 겹쳐진다. 두 사람 모두 정치경력이 일천한 상태에서 야당 대표를 맡았다. 그런데도 당대표 주변 극소수 조언그룹의 말만 듣는다고 한다. 단식 돌입도 당 지도부 대부분이 몰랐다. 야당 대표가 극한의 정치투쟁 방식인 단식농성에 들어갔는데, 보수진영은 물론 당내에서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을 듣는다. 전국 단위 선거를 앞두고 당원이 늘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을 대표 리더십으로 착각한다. 선거를 앞두고 ‘사회주의 정권’ ‘사회주의 독재’ 같은 철 지난 소리를 반복한다. 중도층에 소구하기보다 태극기부대와 손을 잡거나 윤어게인 세력의 눈치를 본다. 단식 돌입 시점도 당대표 퇴진 요구나 한동훈 제명 등 당내 분란이 정점에 이를 때를 택했다. 평행이론이 완성되는 징후들이다.



초보 당대표 황교안의 단식을 두고 당시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준엄한 충고’를 했다. “황교안 대표가 21세기 정치인이 하지 않아야 할 세 가지인 단식, 삭발, 의원직 사퇴 중 두 개 이행에 돌입한다. 제발 단식하지 말라, 그다음 순서인 사퇴가 기다린다.”



“죽기를 각오했다”는 황 전 대표의 단식은 의식불명으로 병원에 실려 가며 8일 만에 끝났다. 결연한 단식 의지는 당 지지율로 넘어오지 않았다. 4개월여 뒤 자유한국당에서 미래통합당으로 당명을 바꾸고 치른 2020년 4·15 총선 결과는 참혹했다. 미래통합당은 103석을 얻는 데 그쳤다. 의원 신분이 아니었던 황 전 대표는 대표직에서 사퇴했고, 한때 보수진영 대선주자로 분류되던 정치적 존재감은 사라졌다. 주류 정치권에서 설 자리를 잃은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자가 됐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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