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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추위에 달리고 기다리고 MZ 사로잡은 '경도·두쫀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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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매일 조재권 기자] 최근 청주 지역 2030세대 사이에서 어린 시절 하던 '경찰과 도둑(경도)' 놀이와 '두바이 쫀득쿠키(두쫀쿠)' 열풍이 불고 있다.

한파 속에서도 추억의 놀이를 즐기고, 매장 앞에서 '오픈런'을 기다린다.

겉보기엔 전혀 다른 두 유행이지만, 전문가들은 2030세대가 SNS를 통해 인간관계 욕구를 충족하고 경기 침체 속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된 유행으로 분석한다.

이러한 분석과 함께 2030세대의 새로운 소비와 여가 트렌드를 취재했다.

/ 편집자 "정자 안이 감옥입니다.

범위는 저쪽 트럭부터 빨간 선까지요" 영하의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겨울밤, 청주 무심천 롤러장 주변에 젊은이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20~30대 남녀 8명은 두툼한 외투와 귀마개를 착용한 채 본명 대신 닉네임으로 자신을 소개했다.

모임 주최자가 '경찰과 도둑(경도)' 규칙을 안내한 뒤 가위바위보로 술래를 정했다.

'경찰'이 된 참가자들이 야광 팔찌를 손목에 두르자, 신호음과 함께 참가자들이 사방팔방 흩어졌다.


어둠이 내린 공터에 추격전의 함성이 퍼져 나갔다.

숨이 찰 정도로 뛰어다녔지만 참가자들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한파 속에서도 이들은 외투를 벗어던지고 달렸다.


30분가량 경도를 즐긴 뒤 잠시 휴식을 취하며 다음 놀이를 생각했다.

이후 1시간 동안 '꼬리잡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 추억의 놀이가 이어졌다.

어릴 적을 추억하며 담소를 나누는 사이 어색한 분위기는 사라졌다.

20대 초반부터 30대 후반까지 학생부터 회사원, 취준생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다.

이들은 서로의 본명이나 직업을 묻지 않고 닉네임으로만 소통하고 놀이가 끝나면 헤어진다.

최근 청년층 사이에서 어린 시절 하던 놀이인 '경찰과 도둑', '경도'라고 불리는 이 놀이가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과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통해 유행하고 있다.

청주 지역에서도 당근에 '경찰과 도둑'을 검색하면 수십 개의 모임이 뜬다.

참여 인원이 수백 명에 달하는 채팅방도 여럿이다.

경도와 더불어 2030세대를 사로잡은 유행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두바이 쫀득쿠키(두쫀쿠)'다.

두바이 초콜릿에서 파생된 이 디저트는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크림으로 속을 채우고 코코아 가루를 섞은 마시멜로로 동그랗게 감싼 형태다.

지난 12일 오전, 청주 시내 한 디저트 매장 앞은 매장이 문을 열기까지 30여 분이 남았지만 이미 두쫀쿠를 사러 온 시민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2층 매장 대기 줄이 1층까지 내려왔다.

영하의 날씨와 매서운 바람에도 10대에서 4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패딩과 목도리로 중무장한 채 자리를 지켰다.

정오에 맞춰 매장 문이 열리자 손님들은 경주라도 하듯 매장 안으로 들어가 두쫀쿠를 주문했다.

이 매장은 주중 60~70개, 주말에는 100개 정도의 두쫀쿠를 생산하지만, 준비한 물량은 개점 30분 만에 바닥났다.

매장 운영자 김민경(37)씨는 두쫀쿠 유행의 폭발적인 반응을 몸소 체감했다.

과거엔 오픈 시간에 한산했는데, 지금은 30분 전부터 손님들이 줄을 선다.

두쫀쿠 유행 이후 매장의 매출은 거의 두 배로 뛰었다.

김씨는 "바삭함과 쫀득함 등 다양한 식감이 한 번에 느껴지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기존 디저트에서는 쉽게 경험할 수 없었던 생소한 부분이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겉보기엔 전혀 다른 것처럼 보이는 2030세대의 두 유행에는 SNS를 통한 인증과 경험 공유로 확산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쫀쿠 구매를 기다리던 시민 A(28)씨는 "SNS를 통해서 알게 돼 먹어봤는데 맛있어 다시 찾게 됐다"며 "추운 날씨에도 기다릴 보람이 있는 맛"이라고 평가했다.

경도 참여자 B(22)씨는 "SNS에서 유행이라길래 해봤는데 재밌어서 계속 참여하고 있다"며 "초등학생 때 하던 놀이를 부담 없이 할 수 있다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030세대의 SNS는 가장 작은 규모의 가족을 경험하며 인간관계 욕구를 충족시키는 핵심적인 공간으로 본다.

구하기 어려운 두쫀쿠를 사려고 '오픈런'을 뛰고 비싼 값을 치르는 과정을 SNS에 공개하는 것 자체가 놀이라는 것이다.

경도 모임에서 처음 본 사람들과 노는 장면을 영상으로 남기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경기 침체 속에서 가볍게 심리적 위안을 얻는 '소소한 사치' 경향도 두쫀쿠 인기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주택이나 자동차 같은 큰 목표보다 즉각적 만족을 주는 작은 경험에 지갑을 연다는 것이다.

또 전문가들은 관계에서 오는 감정 소모를 줄이려는 청년층 특성이 경도 유행에 반영됐다고 본다.

젊은 층이 시간과 돈을 크게 들이지 않는 가벼운 관계를 원하는 경향에서, 고립감과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한 감정적 교감을 되찾으려는 시도로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두쫀쿠 유행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과거 허니버터칩, 카스텔라, 마카롱, 탕후루 등 유행 식품이 잠깐 선풍을 일으켰다가 1~2년 새 열기가 식었다.

다만 두쫀쿠는 지난 '두바이 초콜릿'에서 새롭게 유행을 이어간 만큼 폭발적인 유행이 끝난 이후에도 일정 수준의 수요를 유지하는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경도 모임도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까지 이어질지, 아니면 2030의 새로운 '놀이'로 대체될지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분명한 건 두 현상 모두 2030의 소비와 여가 트렌드 변화를 보여주는 새로운 사례라는 점이다.

# 유현정 충북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합리적 소비와 느슨한 연대, 미래 불안이 반영된 유행" 유현정 충북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경찰과 도둑(경도)' 놀이와 '두바이 쫀득쿠키(두쫀쿠)'를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2030세대의 삶과 심리를 반영한 사회문화적 현상으로 분석했다.

유 교수는 "2030세대가 10~20년 전 유행한 '경도' 놀이를 통해 뛰고 놀던 즐거웠던 시절을 떠올리며 어른들은 모르는 본인들만의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M세대부터 한자녀 낳기가 증가하면서 이들에게는 친구의 존재가 중요하지만, 인간관계가 또 다른 부담과 스트레스가 되기도 한다"며 "짧게 만나고 헤어지는 느슨한 연대로 엮어지는 관계가 두 가지 욕구를 동시에 충족시킨다"고 말했다.

경도가 인기를 끄는 이유에 대해 유 교수는 "혁신적이고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가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게 온라인은 떠날 수 없는 공간이면서 동시에 피로감도 준다"며 "오프라인에서 즐기는 지나간 것에 대한 향수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두쫀쿠에 대해서는 "부의 상징인 두바이와 수제 형태의 쿠키를 장난스럽게 소비하는 데서 즐거움을 느낀다"며 "유명인과 셀럽들의 콘텐츠를 통해 하나의 밈처럼 확산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아직까지 부족한 공급 때문에 '편승 효과(便乘效果)'에 따라 줄을 서서라도 구입하려는 심리가 확산 중이다"며 "'속물 효과(俗物效果)' 단계를 거쳐 유행이 끝나기까지는 조금 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교수는 2030세대를 "이성적으로 비판하고 합리적으로 선택하는 세대"로 평가하며 "M세대는 특히 윗세대의 욜로(YOLO)를 보며 자라 훨씬 더 조심스럽게 소비에 접근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를 합리적이고 계획적으로 하려는 요노(YONO)가 보편화돼 계획적으로 생활하려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이러한 소비 경향과 유행의 배경에 대해 "취업난과 고물가, 불안정한 고용 등 불확실하고 낙관적이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된 유행"이라며 "2030세대는 요노와 욜로의 갈림길에서 상충되는 소비를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2030 새로운 여가·소비 트렌드당근·오픈채팅 수십개 '경찰과 도둑' 확산 빨라추억놀이로 고립·외로움 해결 감정적 교감 시간'두바이쫀득쿠키' 오픈런 30분만에 매진 장사진경치 침체 속 소소한 사치로 심리적 위안 얻어 경도,두쫀쿠,경찰과도둑,두바이쫀득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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