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배 주류면허지원센터장이 16일 지원센터를 방문한 국세청 출입기자단에 센터 주요 사업 등을 설명하고 있다.[사진=국세청] |
지난 16일 제주 서귀포혁신도시에 위치한 국세청 주류면허지원센터에서 만난 박상배 지원센터장은 이같이 말했다. 우리가 마시는 소주와 맥주, 막걸리부터 위스키와 와인까지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유통되는 술은 모두 이곳의 과학적 분석과 검증을 거쳐야 시장에 나갈 수 있다.
1909년 대한제국 탁지부 산하 양조시험소로 출발한 주류면허지원센터는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술의 관문’ 역할을 해왔다. 주류 성분 분석과 품질 검증부터 제조 면허 관리, 기술 교육, 효모 연구까지 담당하며 대한민국 주류 산업의 보이지 않는 기반을 떠받치고 있다.
센터 내 분석실 한쪽에는 120여 종에 달하는 최신 분석 장비가 빼곡히 들어서 있다. 알코올 도수 측정기부터 첨가물 분석 장비, 불법 주류 판별 장비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국내에서 새로 출시되는 술은 물론 시중에 유통 중인 제품도 무작위로 분석 대상이 된다. 가짜 양주나 불법 주류가 적발되는 것 역시 대부분 이곳의 과학적 감정 결과 덕분이다.
센터 관계자는 “맛의 좋고 나쁨을 떠나 법과 기준을 충족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소규모 양조장일수록 이런 분석 인프라가 부족해 센터의 역할이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센터 내 다른 공간에는 ‘주류제조아카데미’ 교육장이 마련돼 있다. 1923년 ‘주조강습회’로 시작된 이 교육은 현재까지 1300명 넘는 주류 제조자를 배출했다. 연간 4차례, 회당 12명씩 2주간 진행되는 소수 정예 과정이다.
교육 내용은 단순한 이론을 넘어 양조학·미생물학 이론과 실제 술을 빚고 성분을 분석하는 실습을 병행한다. 최근에는 주세법과 면허 절차, 품질 관리까지 포함되면서 ‘술을 잘 만드는 법’과 ‘합법적으로 파는 법’을 함께 가르치는 과정으로 진화했다.
센터의 또 다른 핵심 사업은 우수 양조 효모 발굴과 보급이다. 그동안 국내 주류 산업은 효모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 왔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센터는 국립생물자원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탁주·약주·증류주·맥주용 효모 6종을 발굴했다.
최근에는 보관과 사용이 까다로운 액상 효모의 단점을 보완해 분말형 효모도 개발했다. 효모는 술의 성격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국산 효모 보급은 품질 경쟁력 제고와 함께 우리 술의 전통성 회복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실제로 현재 전국 20여 개 주류 제조장이 이곳에서 만든 효모를 활용하고 있다.
주류면허지원센터는 단순한 ‘허가 기관’에 그치지 않는다. 제조장을 직접 찾아가 기술 애로를 해결해 주는 현장 컨설팅과 수출을 위한 다국어 분석·감정서 발급도 지원한다. 영어·일본어·중국어 등으로 번역된 분석 성적서는 해외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소규모 양조장에 큰 힘이 되고 있다.
국세청은 최근 ‘K-SUUL’ 육성을 핵심 과제로 내세워 주류 산업을 세수 관리 대상이 아닌 육성 산업으로 재정립했다. 100년 넘게 술을 연구해 온 이곳에서는 조용하지만 대한민국 술 산업의 다음 100년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분주하게 이어지고 있었다.
아주경제=박기락 기자 kirock@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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