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글이 10년에 걸친 특허 분쟁에서 최종 승소했다. 회사는 법원에서 정당성을 인정받은 만큼 그간 입은 피해를 배상 청구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사건의 발단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이글은 2008년 동명의 브랜드로 적외전 가열조리기를 개발해 판매해왔다. 이 제품은 이진희 대표가 국내 특허를 시작으로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등 여러 국가에 특허를 획득한 것으로 위, 아래에 가열판이 있어 익는 속도가 빠르고 적외선을 이용해 연기와 냄새가 적은 획기적인 제품이란 평가를 받았다.
당시 홈쇼핑을 중심으로 실내에서 냄새 없이 고기나 생선을 조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시장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자이글 매출액은 2015년과 2016년 100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지그릴코리아와 하우쎈코리아 등이 자이글 제품과 거의 같은 적외선 가열조리기 '이지그릴 매직쿡'을 중국 '더랑전기유한회사'로부터 수입해 팔기 시작했다. 상하부 가열판과 기름 배출구 등 핵심 기술을 그대로 가져다 쓴 제품이었다.
자이글은 2017년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에 이들 업체가 특허를 침해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무역위원회는 서면조사, 현지 조사, 기술설명회, 전문가 감정 등을 거쳐 이지그릴코리아 등이 자이글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정했다.
자이글이 무역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하자, 이지그릴코리아 등은 같은해 오히려 자이글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 자이글의 특허가 새로운 것이 없어 무효라는 취지에서다. 이 소송은 2022년 대법원까지 가서 자이글의 승소로 일단락됐다.
자이글 관계자는 "더랑전기는 자이글 제품을 사겠다며 받은 홍보영상에 자기 로고를 넣어 소위 '짝퉁'을 팔던 곳"이라며 "그런 곳에서 오히려 소송을 제기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이대로 특허분쟁이 마무리되는 듯했으나 이지그릴코리아가 2019년에 다시 제기한 '특허권침해금지 청구권 부존재 확인 청구의 소'가 이어졌다. 두번째 특허 소송은 이지그릴코리아가 특허를 침해한 부분이 없다는 점을 법원에서 인정받으려 한 것이다.
이 소송은 이지그릴코리아가 1, 2심에서 승소했으나 대법원이 다시 자이글의 손을 들어줘 파기환송심으로 특허법원에 돌아갔다. 결국 특허법원은 지난달 18일 이지그릴코리아 등이 자이글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은 지난 6일 확정됐다.
자이글은 특허 분쟁에서 승소 판결을 받기까지 약 10년이 걸렸다. 이 과정에서 이지그릴코리아 등은 국내 상장사와 300억원대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유명 연예인을 홍보모델로 쓰는 등 활발한 영업활동을 이어왔다. 이지그릴코리아의 제품은 현재도 온라인에서 판매 중이다.
자이글은 특허 관련 확정판결을 받은 만큼 손해배상 청구 등 후속 조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당시 특허 소송으로 국내 매출이 급감하고 일본 진출 등에도 타격을 입었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특허소송 무한 반복설'이란 말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며 "(특허 소송 때문에)자이글 매출 감소가 가속한 탓에 회사가 많이 힘들어진 만큼 적절한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박기영 기자 pgy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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