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 뉴스1 |
박정희 정권 시절 ‘통일혁명당(통혁당) 재건위 사건’에서 간첩으로 지목돼 사형당한 고 강을성 씨가 재심 끝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형이 집행된 지 50년 만이다.
19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강민호)는 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사형을 선고받았던 강 씨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강 씨를 불법 구금한 채 작성한 신문조서 등 위법 증거로 사형이 선고됐다고 판단했다. 강 부장판사는 “기록을 검토하며 가슴 아픈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았다고 하나 너무 늦었다는 점에서 무력감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오류를 범한 사법기관의 일원으로서 유족께 머리 숙여 사죄와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며 이례적으로 길게 소회를 말했다.
군무원이었던 강 씨는 1974년 북한 지령을 받고 통혁당을 재건하려 했다는 혐의로 육군 보안사령부에 체포됐다. 고문 끝에 사형을 선고받고 1976년 사형이 집행됐다. 유족은 2022년 11월 재심을 청구했고 검찰은 지난해 10월 “원심에서 절차적 진실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무죄를 구형했다.
이날 무죄 선고 이후 강 씨의 맏딸 진옥 씨(65)는 “감사합니다”라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서울동부지검 측은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항소를 포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X를 통해 무죄 선고에 대해 “참혹하게 억울한 수사, 기소, 판결을 한 경찰, 검사, 판사들은 어떤 책임을 지나요?”라며 “ “뒤늦은 판결 번복, 안 하는 것보다는 백 번 낫지만 백골조차 흩어져 버린 지금에 와서 과연…”이라고 했다.
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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