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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단상]제조를 넘어 일상으로: 왜 지금 '리빙 피지컬 AI'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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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석 트위니 대표

천영석 트위니 대표

최근 국내에서도 '피지컬 인공지능(AI)'이라는 키워드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로봇과 AI 결합을 통해 실제 물리세계에서 작동하는 지능을 구현하겠다는 흐름이다. 매우 반가운 변화다. 다만, 현재 국내에서 추진 중인 다수의 피지컬 AI 프로젝트를 살펴보면 한 가지 공통된 특징이 있다.

대부분이 제조 현장 중심이라는 점이다. 스마트팩토리, 협동로봇, 공정 자동화, 검사·조립 로봇 등은 분명 중요한 영역이다. 한국이 강점을 가진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전략이라는 점에서도 타당하다. 그러나 글로벌 피지컬 AI 경쟁의 흐름을 보면, 이 접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글로벌 피지컬 AI 중심은 '일상 공간'으로 이동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피지컬 AI의 핵심 무대는 이미 공장 바깥으로 확장되고 있다. 물류센터, 병원, 상업시설, 도심 인프라, 가정과 같은 리빙(living) 공간이 새로운 실험장이 되고 있다.

이 공간은 제조 현장과 달리 정형화돼 있지 않고, 사람이 끊임없이 개입하며, 예외 상황이 일상적으로 발생한다. 이러한 환경에서 작동하는 로봇과 AI는 단순히 반복 동작을 잘 수행하는 수준을 넘어 불완전한 센서 정보 속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적응하며, 사람과 안전하게 공존해야 한다. 즉, 진짜 의미의 피지컬 AI 역량이 요구된다.

제조 현장은 고도로 구조화된 환경이다. 레이아웃이 고정돼 있고, 동작과 프로세스가 사전에 정의돼 있으며, 예외 상황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된다. 이러한 환경은 기술 검증과 초기 상용화에는 유리하지만, AI가 '물리 세계를 이해하고 적응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제조 중심 피지컬 AI는 '자동화 기술+AI 일부 적용'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이는 중요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기에는 부족하다.

리빙 중심 피지컬 AI는 훨씬 어렵다. 대신 얻을 수 있는 것도 훨씬 크다. 생활 공간은 비정형성, 불확실성, 인간과의 상호작용이라는 피지컬 AI의 본질적 난제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기술은 자연스럽게 글로벌 확장성을 갖는다. 물류, 서비스, 헬스케어, 도시 인프라 등 수많은 산업으로 확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 중요한 이유는 데이터와 학습의 질이다. 리빙 환경에서 축적되는 데이터는 로봇이 실제 세계를 이해하는 데 훨씬 풍부한 학습 자산이 된다. 이는 장기적으로 AI 모델 경쟁력의 격차를 만든다.

지금이 아니면 늦는다. 피지컬 AI는 단기간에 따라잡을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AI 모델, 실제 운영 경험이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돼야 한다. 특히 리빙 환경에서의 상용 경험은 연구실이나 파일럿 프로젝트로 대체할 수 없다. 지금 한국이 제조 중심의 안전한 영역에만 머문다면, 향후 글로벌 피지컬 AI 시장에서는 부품 공급자나 하청 구조에 머무를 위험이 크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제조 중심 피지컬 AI와 병행되는, 리빙 중심 피지컬 AI 전략이다. 대학, 연구기관, 로봇 기업, AI 기업이 함께 실제 생활 공간을 실험 무대로 삼고, 실패와 학습을 반복하며 상용화를 목표로 가는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피지컬 AI는 결국 '사람이 사는 곳'에서 완성된다. 피지컬 AI의 궁극적인 무대는 공장이 아니라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이다. 그곳에서 안전하게, 유연하게, 지속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경쟁력이 된다. 지금 우리가 어떤 피지컬 AI를 선택하느냐가 5년 뒤 한국이 글로벌 피지컬 AI의 리더가 될지, 추격자가 될지를 결정할 것이다.


천영석 트위니 대표 yscheon@twinny.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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