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경북도지사(왼쪽)와 홍준표 전 대구시장(왼쪽 두번째)이 2024년 6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구·경북 행정통합 관계기관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
정부가 행정 통합을 추진 중인 지자체에 5년간 최대 20조원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사실상 중단됐던 대구·경북(TK) 행정통합 논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 간 회동이 예정되는 등 논의 재개 움직임이 감지되지만, 권한대행 체제와 지방선거 일정, 경북 북부권의 균형발전 우려 등은 여전히 넘겨야 할 과제로 꼽힌다.
19일 경북도와 대구시 등에 따르면 이 지사와 김 대구시장 권한대행은 20일 경북도청에서 행정통합 논의를 위한 회동을 할 예정이다. 양측은 이날 통합 추진과 관련한 시·도 입장을 교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TK 행정통합은 2019년 이 지사의 제안에 권영진 당시 대구시장이 화답하면서 본격화됐다. 2022년 7월 통합자치단체 출범을 목표로 논의를 진행했으나,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관련 논의가 중단됐다.
이후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행정통합 논의를 다시 꺼냈고, 2026년 7월 대구경북특별시 출범을 목표로 한 공동합의문이 2024년 10월 발표됐다. 그러나 경북 북부권을 중심으로 한 지역 반발과 통합청사 위치 등 주요 쟁점을 둘러싼 이견이 이어졌고,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논의가 사실상 멈춘 상태다.
대구시가 대구·경북(TK) 행정통합 필요성을 지역민에게 설득하기 위해 2024년 제작한 이미지. 대구시 제공 |
이번 회동은 이 지사가 김 대구시장 권한대행을 만나 행정통합과 관련한 논의를 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성사됐다. 이 지사는 지난 18일 자신의 SNS를 통해 “행정통합은 오래 준비한 TK(대구·경북)가 동참해야 제대로 진행된다. 우물쭈물할 시간이 없다”고도 했다.
지난 1일 조직 개편을 통해 통합 업무를 담당하던 대구경북통합추진단을 폐지하는 등 홍준표 전 대구시장 사퇴 이후 행정통합 논의에 소극적이었던 대구시도 입장을 선회했다.
김 대구시장 권한대행은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당초 민선 9기 이후 논의를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지금이 적기라는 판단에 따라 경북도·정치권과 협의해 통합단체장 선출을 포함한 논의를 진행하겠다”며 “경북도의회 동의 절차가 보류된 상황인 만큼 조속한 시일 내 동의안 통과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도 행정통합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차기 대구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7일 SNS를 통해 “이번 선거 전에 통합하지 못하면 최소한 4년 후인 다음 선거 전까지는 통합이 불가능하다”며 “이제 더 지체할 시간이 없다. 대구·경북의 대결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대구시장 출마를 예고한 홍의락 전 의원도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며 지방선거 이전에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대구시가 권한대행 체제에 있는 데다 6·3 지방선거가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점 등을 들어 단기간 내 통합 논의가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 18일 “통합론을 반대하던 일부 경북도의원들이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찬성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크지 않고, 관리 업무에 집중해야 할 대구시장 권한대행이 오는 6월 이전에 행정통합을 적극 추진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지방선거를 앞둔 이벤트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과 함께 경북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이강덕 포항시장과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등도 주민 수용성 문제 등을 이유로 행정통합 추진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군인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역시 다른 지자체의 통합 추진 과정을 지켜본 뒤 TK 통합 논의를 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통합이 필요하다는 당위성에는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 신중론과 속도론의 차이”라며 “다만 경북 북부권을 중심으로 행정통합이 지역 균형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해 이를 어떻게 해소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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