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NHL 스탠리컵 우승팀 플로리다 팬서스를 축하하며 연설하고 있다./워싱턴 로이터=뉴스1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부 첨단 AI 반도체에 25% 관세를 부과키로 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긴장감이 번지고 있다. 현재 조치는 대만 TSMC를 겨냥한 성격이 짙지만, 향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의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로 관세부과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남아있어서다. 이미 오른 부품값에 관세 부담까지 더해져 하반기 스마트폰 가격이 크게 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청와대와 외신 보도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엔비디아의 'H200', AMD의 'MI325X' 등 일부 첨단 AI·GPU 칩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령에 서명했다. 미국으로 수입된 뒤 재수출되는 경우에 한해 적용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사실상 TSMC를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칩 대부분이 TSMC에서 생산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은 당장의 직접 타격은 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마트폰에 주로 쓰이는 메모리 반도체는 현재 관세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에 대해 "이건 시작일 뿐"이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1단계는 AI·GPU 같은 첨단 시스템 반도체, 2단계는 범위를 넓혀 DDR, HBM 등 메모리 반도체까지 포함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 가장 민감한 지점이다. 메모리 반도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품목이다.
실제로 백악관은 반도체·파생상품으로 관세를 확대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도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은 메모리 반도체에 최대 10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아직 공식 결정은 아니다. 다만 관세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정치적 신호는 이미 시장에 던져진 셈이다.
스마트폰 제조사는 이미 부품 가격 상승에 시달리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은 최근 "메모리 가격 인상을 우려하고 있다"며 "제품 원가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모바일 D램(LPDDR5) 가격은 지난해 연초 대비 약 70% 올랐다. 스마트폰용 낸드플래시 가격도 같은 기간 약 100% 상승했다. 온디바이스 AI 확산으로 고성능·고용량 메모리 수요가 늘면서, 성능이나 용량을 낮춰 비용을 줄이기도 쉽지 않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스마트폰 제조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 10~15% 수준에서 최근 20%를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관세가 메모리 반도체로 확대될 경우, 스마트폰 업계는 부품값 상승과 관세 부담을 동시에 떠안게 된다. 홍콩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최근 발표한 '2026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 메모리 부족으로 인한 원가 상승으로 하향 조정' 보고서에서, 메모리 공급 제약과 가격 상승이 스마트폰 제조원가를 끌어올리고 출하량 전망까지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이 전년 대비 6.9%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관세가 실제로 적용된다면 영향은 하반기 출시 제품부터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상반기 출시 모델은 이미 주요 부품 확보가 상당 부분 이뤄진 상태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관세가 확대되면 하반기 신제품부터 원가 구조에 반영될 수 있다"며 "가격 인상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가격 '폭등'은 아직 가정에 가깝다. 관세가 실제로 메모리까지 확대될지, 적용 방식이 어떻게 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이라는 표현을 쓴만큼, 업계는 트럼프 행정부의 다음 선택을 주시하고 있다.
이찬종 기자 coldbel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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